- 부인·처제 농지법 위반 드러나
- 처제 자녀 외국국적 불법 취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21일 또다시 나왔다. 전날 우 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직접 해명하고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우 수석 가족기업의 세금축소, 가족 비리 등과 관련된 의혹들이 쏟아졌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내 등 네 자매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한 빌딩.

이날 새롭게 제기된 의혹은 우병우 수석의 부인 이모 씨를 대표이사로 하고 이 수석 자신과 자녀를 포함해 가족 5명이 100% 지분을 갖고있는 '(주)정강'이란 150억 원대 자산 가치의 부동산 투자 회사의 존재다. 이 회사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축소하는 편법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정강은 부동산 매매와 임대, 중기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주주만 있고 직원이나 사무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강의 임대료 수익은 1억828만 원이다. 법인의 임대료 수익은 각종 비용을 제외한 세전이익에 대해 개인에 대한 종합과세율보다 낮은 법인세율로 과세된다. 또 우 수석의 부인은 정강에 75억 원의 현금을 빌려줬는데, 정강은 그중 52억 원가량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해 지난해 1억443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임대업과 금융투자 수익만 해도 2억5000만 원이 넘는데, 정강은 법인세를 적용해 각종 비용을 뺀 1억5000만 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돼 969만 원을 냈다. 만약 개인이었다면 1억 원 안팎의 세금을 내야 했다.

	경기도 화성시 농지. 연합뉴스

우 수석의 부인을 포함한 자매 세 명이 2014년 11월 경기도 화성의 농지 1500평을 매입한 뒤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이 구입한 농지는 1년여 사이 30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의 처제 이모 씨가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두 번이나 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모 씨는 2012년 브로커를 통해 온두라스 여권을 샀다가 인천지검에 적발됐는데, 당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 진경준 검사장이었다.

청와대는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법조비리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연관된 사건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얼마나 더 많은 의혹이 제기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 수석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는 일일이 언론보도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가족들의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