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민주 대책위 설치 "따질 것"
- 국민의당 연일 반대 목소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입장표명 압박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은 우상호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사드대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해 당론 채택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도읍(가운데)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사드 배치' 본회의 현안 질의에 대한 합의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4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민주를 향해 "국가 안보 최대 현안에 대해 제1야당이 계속 전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해선 안 된다. 수권을 지향하는 정당답게 분명한 입장을 바탕으로 국민적 설득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당에는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를 향해선 "사드 배치에 따른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필요하다면 국무총리와 국방장관 등이 직접 성주로 내려가 지역 주민들께 진정성을 갖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사드 국면에서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보이는 국민의당은 연일 정부 결정의 문제점을 파고들면서 입장 정리에 혼선을 빚고 있는 더민주를 압박하고 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성주를 기지로 만들겠다는 발표는 수도권이 사실상 사드의 방어망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말해주고 있다. 다층방어 시스템으로 사드가 필요하다는 기왕의 주장은 어디로 간 건가"라고 질타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사실상 반대한 것은 굉장히 시의적절했고 잘한 판단"이라면서 "김종인 대표의 생각은 더민주에서 당론으로 고쳐졌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라고 더민주의 내부 균열을 파고들었다.

내부적으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혼선을 겪고 있는 더민주는 정부 쪽에 화살을 돌리며 출구 찾기에 나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드 배치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으로 배치 지역을 정한 것인지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말씀하셔야 할 문제"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더민주는 사드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문제점을 하나하나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질문을 갖고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정책 결정 과정 전반과 후속대책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사드 배치 필요성, 결정 과정, 효율성, 부작용, 경제 미치는 영향 등 국민께서 가진 궁금증과 불필요한 논쟁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현안질문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