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20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25일 "4·13총선은 분노한 유권자가 정당을 심판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제10기 국제 부울경아카데미 9주 차 강사로 나선 김 당선인은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진 것은 유권자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5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울경아카데미에서 김부겸 당선인이 20대 총선과 한국정치의 과제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김 당선인은 새누리당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암울하며, 더민주는 반사이익에 뜻밖의 승리를 거뒀고, 국민의당은 유보적 지지를 바탕으로 불안정한 승리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실정과 공천 실패라는 요인이 겹쳐 패배한 데다 영남 지역주의가 깨지고 세대별 성향이 변화한 구조적 요인이 더해져 미래도 불안하다"고 했다. 더민주에 대해선 "영남권 득표율은 거의 변화가 없고 수도권 정당 득표율은 이전보다 낮아 국민의당에도 졌다"며 "여당의 실패와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의당 역시 "양대 정당에 실망해 이탈한 유권자들에게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안이 된 것"이라고 봤다. "국민이 심판했고, 정당이 패배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 정치에 균열이 일어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부산에서 더민주 5명, 경남에서 더민주 3명, 전남과 전북에서 새누리당 2명이 당선된 건 정치 발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여권(보수)의 혁신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 분산 ▷야권(진보)의 신뢰 회복과 단계적 확대 재구성 등을 우리나라 정치권의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당선인은 2011년 "월급쟁이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다"며 16, 17, 18대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경기 군포를 떠나 대구로 옮겼다. 이후 19대 총선(수성갑),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김 당선인은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에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에 야당 깃발을 꽂았다. 권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