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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외통위원장이 30일 제337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등 관련 법안들의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 협정에 승용·화물차 제외로
- 완성차업계는 타격 없을 듯
- 싼 부품 유입은 피할 수 없어
- 철강업도 저가공세 시달려
- 농어민 생산기반 붕괴 반발
30일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공식 발효만 앞두고 있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로 연간 한국의 대중 수출품 730억 달러(약 81조 원), 중국의 한국 수출품 418억 달러(약 46조5000억 원)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출 기회는 확대되겠지만, 값싼 중국 농수산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그로 인한 농수산 분야의 생산 감소 등 피해가 예상된다.
■산업별로 엇갈린 희비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산업 분야별로 한중 FTA 체결에 따른 희비가 엇갈린다. 자동차업계는 이번 협정에서 승용차와 화물차가 제외돼 별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산과 경남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장기적으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라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부품의 공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FTA 체결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저가 중국 제품이 철강 유통망을 확대하면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
조선업은 무관세에 거래도 없어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는 중국산 중저가 제품이 대거 유입돼 중소형 가전시장의 피해가 클 전망이다. 반도체와 휴대전화는 다자간 정보기술협정(ITA)으로 이미 무관세로 미칠 영향이 거의 없다.
소형 공기청정기, 선풍기, 커피포트, 다리미 등 중소형 가전제품은 가격에 워낙 민감한 품목이라서 중국업체들의 중저가 공세에 국내 업체들이 고전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된다.
■농·수산 분야는 비상
한중 FTA 타결로 가장 큰 영향을 입게 된 분야가 농·수산물 시장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농·수산물 가운데 수입액 기준 60%를 일정 기간 후 무관세화하는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고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30%에 대해 양허 제외 지위를 확보했다. 한중 FTA의 양허 제외 대상 농수산물은 548개로 한미 FTA(16개), 한-EU FTA(41개), 한-호주 FTA(158개), 한-캐나다 FTA(211개)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농수산업계는 관세 인하가 없어도 해마다 값싼 중국 농·수산물 수입은 급증해왔으며, 이를 고려할 때 FTA를 발판으로 중국 농수산물이 대량으로 들어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중 양국 무역에서 우리나라가 줄곧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유독 농·수산업은 일방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FTA 발효로 중국 농·수산물에 대한 개방 폭이 넓어지면 그에 따른 농산물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신선 농산물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빠졌지만, 2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되는 농·축·수산물 품목이 전체의 64%에 이르고, 현행 관세율 20%가 18%로 낮아져 중국산 김치의 수입가격이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농업인들은 한중 FTA가 국내 농·수산업 생산 기반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중국은 우리나라와 작기가 비슷하고 거리가 가까워 한중 FTA는 다른 어떤 FTA보다도 농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신선 채소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농·축산단체들로 구성된 'FTA 실질대책수립촉구 농축산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를 포함한 실효성 있는 FTA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지난 19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