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합의 불발로 단독 처리땐

- 국회마비 상황 재연 가능성 높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30일 판가름난다. 여야는 지난 26일부터 29일 밤까지 나흘간 마라톤협상을 계속했다.

29일까지 협상에서 정부·여당이 피해보전 대책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누리과정 예산'과의 연계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막판 진통을 거듭했다.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조원진·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협상을 계속한 데 이어 이날 밤에도 논의를 이어갔다.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오후 6시께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하면서 "여야는 한중 FTA 처리와 예산안 처리는 별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사실상 30일 FTA 비준안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본회의에서 FTA 비준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예산 정책사업이나 양당 공통예산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은 기자간담회를 하고 "한중 FTA는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예산과 법안을 포함한 '정치적 균형점'이 확보되는 때 한중 FTA 통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오후 2시까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정치적 노력을 다하겠다"며 "그러나 그때까지도 여야 간 정치적 균형점이 확보되지 못하면 내일 본회의 개최 여부를 포함해서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가 불발돼도 30일 비준안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쟁점 법안의 경우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60% 이상이 찬성해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FTA 비준안은 법률안이 아니어서 상임위 전체회의만 통과하면 곧바로 본의회에 부의된다. 특히 외통위는 전체 위원 22명 가운데 새누리당이 14명, 새정치연합이 8명으로 여당 의원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 하지만 여당이 단독 처리하면 야당의 반발로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의 연내 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