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새누리 지지층 이탈 영향 커
- 野 "여당 제안에 같이 노력"

부산 새누리당이 기념관 설립 등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신 계승을 위한 후속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 대비해 지지층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박민식 시당위원장은 25일 "YS의 정치적 고향은 부산이다"며 "YS의 재평가를 위한 후속조치를 부산 새누리당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당은 26일 YS 영결식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부산 의원 간담회를 연다. 김무성 대표도 부산 여권이 주도하는 YS정신 승계 작업에 동의했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우선 YS기념관 부산 설립이 논의된다. 이와 관련, 부산시민공원 내 추진 중인 국회도서관 부산 분관의 활용, 해운대 아시아문화원 확대 건립, 북항 재개발지역 내 기념관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서용교 의원은 YS기록관을 포함하는 부산 민주공원의 기능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 새누리당이 YS정신 승계 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지역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1990년 3당 합당 당시 60% 이상에 달하던 여권 지지층은 현재 50%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부산 여당의 진단이다. 민주화 세력 일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했고,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에서이다.

박 위원장은 "우리 당은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통합으로 탄생했다"며 "YS정신 승계 작업은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화 세력의 화합을 이끝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 여당의 계획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YS의 차남인 김현철 고려대 교수 등 유족들이 동의할지 장담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그동안 박 대통령과 김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청와대 기류도 변수로 꼽힌다. 한 의원은 "대통령은 국회에서 일을 하라고 연일 독촉하고 있는데, 부산 정치권이 YS 조문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방침을 환영했다.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좋은 제안을 했다. YS정신 계승작업을 추진한다면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념관에 YS정신을 박제화해서는 안 되고, 새누리당이 흔들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는 것이 진짜 YS정신의 계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