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내린 뒤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과 수준범위 놓고 당·청 이견도

27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 모두 '성완종 사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과 수준에 대해서는 당·청간 이견도 있어 박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 주목된다.

■여야 '사과' 한목소리

새누리당 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진솔한 사과로 '성완종 사태'를 매듭짓고 가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사과없이는 '성완종 블랙홀'이 장기화되면서 국회 파행 사태는 물론 당면한 4·29재보궐과 내년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정직한 목소리를 듣기 원한다"면서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직접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김영우 의원도 자체 간담회에서 "총리 인선 문제를 포함해 지금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통령께서 대국민설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국민 사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박 대통령의 사과와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노무현 정부의 사면 의혹으로까지 번진 '성완종 파문'을 현 정권의 대선 자금과 관련된 문제로 묶어두기 위해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친박 비리게이트 진상규명 촉구대회'를 열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재인 대표는 광주 서을 조영택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실세들의 부정부패가 대통령 경선자금·대선자금과 관련이 있는 만큼 진심으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사과 범위 온도차

청와대는 박 대통령 이 총리에 대한 의혹과 해명으로 국민적 불신이 고조된데 대해 총리 임명권자로서 유감을 표명하거나 입장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전날 김무성 대표가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당청간에 교감하에 나온 발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야당이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공세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또 성완종 파문 전체에 대한 사과 표명이 필요하다는 새누리당내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