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오른쪽)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가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용우기자

# 양당 입장 살펴보니

- 새정연 전략공천 유지 선별 시행
- 새누리 예비선거 전면 도입 방침
- "현역에만 유리" 내부 반대 관측도

# 기득권 유지 논란

- 與 '선출직 공직 1년전 사퇴' 규정
- 중도사퇴 국회의원과 형평성 비판
- 野, 심사 항목과 대상 늘려 물갈이

내년 4·13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게임의 룰'인 선거제도는 물론 각 당의 공천제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에 따라 출마 예정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밀실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 여야 혁신위원회가 앞다퉈 내놓은 공천개혁안은 '같은 듯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공천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당 지도부의 입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천을 실시한다는 방향은 일치하지만 방법론에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전면적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결정했고, 야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더라도 선별적으로 실시해 일정부분(20% 이하) 전략공천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야 합의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 전면? 선별?

새정치민주연합 공천혁신추진단장인 원혜영 의원은 13일 "오픈프라이머리를 모든 정당이 전 지역구에 획일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정당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헌법에 위배된다. 또 전략공천은 전문가·신인들의 충원 통로가 되는데 이를 폐지하고 전면 오픈프라이머리로 간다면 100% 현역이 차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전면 실시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혁신위 출신 한 의원은 "어차피 법률 규정상 오픈프라이머리를 강제할 수는 없고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정도로 갈 수밖에 없다. 일단은 오픈프라이머리 전면 실시를 압박하고 있지만 일부 전략공천을 할 것이냐는 각 당이 선택할 몫으로 남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략공천을 둘러싼 각 당의 딜레마는 정개특위 결정까지 해결되지 않고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로 촉발된 '친박권력실세 게이트'가 정국을 뒤흔들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전략공천 없는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은 인물 물갈이 없이 현역 그대로 공천하겠다는 뜻이다. 비난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결정되면 여야 합의로 양당 모두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 상황대로라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지역이 정당별로 갈릴 수도 있어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정개특위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제도변화가 없다면 권리당원 40%, 국민 60%로 구성되는 선거인단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석패율제 도입은 여야 모두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정개특위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

■현역 기득권 배제 어떻게

	13일 부산 동구 초량동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에서 열린 오륙도연구소 출범식에 참석한 문재인(오른쪽)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시 전제가 돼야 하는 현역 의원 기득권 배제 방안에 대해 여야는 여전히 시늉에 그치고 있어 예비후보자들의 도전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협위원장은 예비선거일 전 180일까지 사퇴하고, 예비후보자 등록시점을 현행 선거 120일 전에서 1년 전으로 변경토록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임기 중 사퇴를 방지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다른 선출직 공직자(구청장, 시·구의원 등)는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토록 한 규정은 오히려 현역 기득권 강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단체장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하는 국회의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안은 논란의 여지가 커 혁신위안에선 빠졌으나 김무성 대표의 제안으로 의총에서 최종 추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1년 전 사퇴 규정은 이미 실효성을 잃었으나 그 방향은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안다"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사퇴 규정은 추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사전 검증을 통해 현역 의원들을 충분히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부적격 심사 항목과 대상을 대폭 확대하며, 현역 의원은 여론조사와 의정활동 평가 등을 통해 점수화해 후보자 심사 때 반영키로 했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현역 기득권을 어떻게 배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여야 공천개혁안 비교 새누리당 세부내용 새정치연합 전면 도입 오픈프라이머리 선별적 도입 폐지 전략공천 유지(다만 비율은 20% 이하로 축소) 도입 석패율제 정개특위 결정 시 반영 여성 30% 의무공천 및 가산점 부여 여성 공천 여성 30% 의무공천 비례 후보자 60% 여성 추천 비례대표 공천 당 대표 추천 축소, 배려대상 확대, 지역선발제 등 후보자 등록 후 사퇴 금지 그 외 후보자 자격심사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