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를 점거하고 야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25일 공무원연금개혁 자체 개혁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내놓은 안에는 기여율과 지급률 등 구체적인 수치가 빠져 있어 '반쪽 개혁안'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개혁안에 반발, 새정치연합 당사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는 이날 공무원연금 재구조화 모형 설명회를 갖고 정부·여당 안에 비해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재정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내놨다. 우선 공무원연금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을 현행 7%에서 α만큼 높이고, 연금지급률(공무원이 받는 연금액 비율)을 현행 1.9%에서 β만큼 낮추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안으로 보도된 기여율 7~10%, 지급률 1.45~1.70%는 공식적 입장은 아니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토한 내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모형에 따르면 중하위직의 연금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되 고액 수령자의 연금은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한다. 또 현직과 신규 공무원을 구분하지 않고 연금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해 공무원간 위화감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부·여당안은 2016년 신규 임용자부터 국민연금 체계를 적용, 공무원연금체계가 사라지게 되지만, 야당 안은 공무원연금 체계가 유지된다.

새정치연합은 30년 근무를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이 현재(57%)와 큰 차이가 없는 52∼57%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퇴직수당은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산식을 통해 정부·여당이 2080년까지 제시한 재정절감효과 266조 원보다 55조 원 많은 321조 원의 재정절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야당 안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과 국민연금식 '소득 재분배' 기능을 추가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얼마를 더 내고 얼마를 깎을 것인지 알파(α)와 베타(β)값이 공개되지 않아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알파와 베타 조합에 따라 수만가지 (재정 추계가) 가능한 데 이런 난수표 같은 안을 내놓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모호한 개혁안을 내놓은 데는 공무원노조 측의 반발로 합의가 불발될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기여율과 지급률, 재정추계는 국민대타협기구 몫으로 남겨뒀다"면서 "이 모형에 따라 추계된 우리 안이 있지만,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국민대타협기구의 몫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