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치권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6대 부산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49.3%를 득표했고, 19대 총선에서는 2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공고한 여권의 아성에 작지만 의미 있는 균열이 간 것이다. 하지만 부산은 여전히 '여권의 안방'. 고지를 지키려는 여권과 뺏으려는 야권의 움직임 등 지역 정가 흐름을 읽는 기획물을 마련했다.
# 지역정치인 성향은
- 지역 국회의원 14명 중 7명 '친무'
- 이헌승·서용교 측근 그룹에 분류
- 친박·친이계 마저 결속력 높아져
- 지역 맹주들 차기총선 활약 주목
# 역학구도 깰 세력 없는가
- 최다선 정의화 의장 대항마 꼽혀
- 국가대계 의지 불구 세몰이 약해
- 유기준도 긴장 관계 유지 하지만
- 당권까지 쥔 金과 경쟁은 역부족
심상찮다. 부산지역 여권의 중심이 새누리당 김무성(영도) 대표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무대(김무성 대장)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박(친 박근혜 대통령)·친이(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분이 무의미해질 정도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이후 사라졌던 보스형 정치계보가 '상도동계' 막내격인 '무대'를 통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여권 역학구도 급변
쏠림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지역 여권의 역학구도다. 김 대표는 정의화(중·동, 무소속) 국회의장과 함께 지역 최다선(5선·15~19대)이다. 지난해 7월엔 당권까지 쥐었다. 임기는 2년. 2016년 제20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당권을 가진 대표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됐다.
게다가 지역 여권에서는 김 대표를 견제할 마땅한 세력이 없다. 정 의장은 지난해 5월 같은 당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와의 의장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국가 의전순위 2위에 올랐다.
정 의장도 '합리적인 실무형 리더십' '동서화합을 통한 지역주의 타파 노력' 등을 내세우며 '큰 꿈'을 꾸고 있다는 설이 나온다. 정책통인 박형준 전 의원을 국회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도 정책적인 측면에서 '큰 그림'을 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세력화 현상이 정 의장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당 사무총장 출신에다 친박 핵심의 4선 의원 출신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광역단체장이란 특수성 때문에 당내 역학관계에서 한발 물러 서 있다. 3선의 친박계 중진인 유기준 의원 정도가 그나마 김 대표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와 거리를 두던 친박계 의원조차도 당권이 '무대'로 넘어가자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의원 절반 '친무' 경향
지역 정가는 새누리당 부산 의원 14명(김 대표와 당적 자동 상실 상태인 정 의장 제외) 중 7명을 확실한 '친무(대)계'로 분류한다. 먼저 김 대표의 8년 보좌관 출신인 초선의 이헌승(부산진을) 의원과 옛 지역구(남을)를 물려받은 서용교 의원은 측근 그룹으로 불린다.
3선 중진인 김정훈(남갑) 의원은 원래 친이계였지만, 김 대표와 친밀하다. 역시 친이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박민식(북·강서갑) 의원도 지난해 부산시장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 대표의 지원을 받았다는 설이 나돌 정도로 급속히 '친무'화 되고 있다. 정가 입문 과정에서부터 박 의원과 돈독한 관계로 알려진 김도읍(북·강서을) 의원 역시 '친무'로 분류된다.
지역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 이진복(동래)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의 당선을 위해 헌신했고, 당선 직후 당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될 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진출한 배덕광(해운대·기장갑) 의원은 보좌진을 김 대표 쪽 인사로 중용했을 만큼 '친무' 성향이 짙다. 시당위원장인 재선의 유재중(수영) 의원은 '반무'에 가까웠으나, 최근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는 지역 정가의 관측이 나온다.
■지역 맹주 부상 여부 주목
20대 총선 때 재기를 노리는 전직 의원들도 '친무'화가 나타나고 있다. 안경률 전 의원은 김 대표의 미국 배낭여행 멤버로서 결속력이 상당하고, 사하갑에서 권토중래를 노리는 현기환 전 의원 역시 '친무'성향 인사로 알려졌다. 재선의 김세연(금정) 김희정(연제) 나성린(부산진갑) 의원과 초선의 하태경(해운대·기장을) 문대성(사하갑) 의원은 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계파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무대 쏠림현상'은 뚜렷하지만, '상도동계'와 같은 계보로 부상할 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대'에 맞설 정치적인 세력이 없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 계보에 이를 정도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YS처럼 보스형 리더십을 가지려면 20대 총선에서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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