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에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28사단 검찰관의 공소제기를 옹호해 논란이 됐던 김흥석 전 육군 법무실장(준장)이 지난해 말 고등군사법원장에 취임한 사실이 2일 뒤늦게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국방부는 야당 등의 반대에도 김 준장을 고등군사법원장에 임명하면서 언론에 이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199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김 신임 고등군사법원장은 1994년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후 법무장교로 재직하면서 제3야전군사령부 법무참모, 방위사업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육군본부 법무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과 장병들로부터 신뢰받는 군사법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정하고도 신속한 재판과 군 특수성에 맞는 엄정한 재판을해야 한다"며 "특히 군내 폭력과 성범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준장은 육군 법무실장으로 있던 작년 8월 국방부 검찰단이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권고한 직후 육군 검찰관들이 사용하는 내부 전산망에 "여론에 밀려 예하 (28사단) 검찰관의 법적양심에 기초한 법적판단을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점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글을 올렸다. 당시 김 준장의 글은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가해자들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 타당한데 국방부 검찰단이 여론에 밀려 살인죄를 적용하도록 권고했다는 취지로 이해돼 논란이 됐다.

국방부가 김 준장을 고등군사법원장에 내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법제사법위및 여성가족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작년 11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정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김 준장이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윤 일병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일병 사건에 대한 첫 항소심 재판은 김 준장의 취임 하루 전인 작년 12월 29일 고등군사법원에서 열렸다.

앞서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작년 10월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일병 사건 가해자 중 이모 병장에게 징역 45년, 하모 병장에게 징역 30년, 이모 상병과 지모 상병에게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가해 병사 4명에 대해 3군사 검찰단은 주위적 혐의로 살인죄를, 예비적 혐의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했으나 3군사 군사법원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 예비적혐의인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이에 3군사 검찰단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 즉시 항소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