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

- 與 "담뱃세는 예산 부수법"
- 野 "재벌감세 철회가 우선"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오는 12월 2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막판 주도권 다툼도 격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2월 2일 예산안 처리는 절대 가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조건 12월 2일 처리는 의회 폭거"라고 맞섰다.

또 담뱃세 인상 관련법의 예산 부수 법안 포함에 대한 입장도 팽팽해 담뱃세 인상이 예산안 처리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25일 정례회동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큰 틀의 합의를 시도할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막판까지 예산안 처리를 놓고 살얼음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2일? 9일?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23일 여의도당사 브리핑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예산안을) 12월 2일까지 처리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사안인데 국회가 헌법 위반을 11년째 계속해 왔다. 이제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12월 2일 예산안 처리는 절대 가치다. 이번 새해 예산안만큼은 법정처리 시한 준수의 원년, 국회선진화법 준수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정연의 '예산안 처리 시한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여야 타협이라는 명분 아래, 정치력이라는 구실 아래 시한을 또다시 넘겨선 안 된다. 법 어기기를 밥 먹듯이 하는 '식언정치', '식언국회'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또 올해 정기국회 회기가 이날로 16일밖에 남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계류 중인 주요 법안의 신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정기국회가 개원된 지 오늘로 84일째지만 지금까지 처리한 법안은 세월호 3법과 국회법 개정안 등 4건이 전부"라면서 "더는 지체말고 경제살리기 관련법안을 회기 내에 처리하고 공무원연금·공기업·규제 개혁 등 공공부문 3대 개혁도 올해를 넘겨선 안 될 일"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새정연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당의 12월 2일 예산안 처리 고수 입장과 관련, "야당과 합의 없는 여당의 예산안 단독처리는 국회선진화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결과는 국회 마비 또는 국정 파탄이란 국면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시 '국회 보이콧' 가능성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정부 원안이나 여당 수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다 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12월 2일 무조건 처리한다는 것은 의회 폭거로, 국민과 함께 힘으로 저항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특히 예산안의 기한 내 처리를 위해서는 "누리과정(만 3~5세 공통교육 과정) 보육예산은 국회 교문위 간사와 부총리 간 합의사항이 반영돼야 하고, 동시에 낭비성 예산은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담뱃세 인상 변수

	기자 간담회서 여야 합의를 강조한 새정연 우윤근 원내대표. 연합뉴스

예산안 처리 시기를 놓고 여야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서민증세' 논란의 핵심인 담뱃세 인상 관련법의 예산 부수법안 포함 여부를 놓고도 여야 간 이견이 표면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여러 명이라 법안 수로만 보면 (예산부수법안이) 한 70개 정도 된다"면서 "법안 수가 아니라 담뱃세 인상 관련 등 항목별로 보면 (그 숫자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담뱃세 인상법이 예산 부수 법안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반면, 새정연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정상화가 되지 않는 한 담뱃세 인상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재벌감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서민증세는 용납할 수 없다. 재벌감세가 전제돼야만 서민증세에 동의할 수 있다"며 "법인세 정상화가 안 된다면 담뱃세 인상도 보류해야 한다"고 '선(先) 법인세 정상화-후(後) 담뱃세 인상' 원칙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