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 컨벤션센터(BCEC)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앞서 코알라를 안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연쇄 다자외교 일정 마무리
- 美中 패권다툼 속 입지설정 과제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제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의 쏠림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세계적인 금융불안과 신흥국의 경기침체를 야기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비판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구축 방안을 협의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주의회 상원회의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첫 일정인 리트리트(Retreat) 세션에서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없는 규제를 금년까지 10%, 2017년까지 20%를 일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끝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EAS)·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6박9일간의 다자무대 외교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중국·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경제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로써 우리나라는 GDP 기준 FTA '경제영토'도 74.45%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G20의 성장전략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1위를 기록함으로써 집권 3년차 정책추진에 탄력을 얻게 됐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한국 정부가 제출한 성장전략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2018년 GDP는 약 60조원(현 추세 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한국의 GDP는 2018년에 1378조 원을 기록하지만, 성장 전략을 제대로 이행할 경우는 이보다 59조 원이 많은 1437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G20 회원국 중 GDP 제고효과가 가장 큰 것이다. 다만 다른 국가의 순위는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아 상대적 효과의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2위와의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전했다.

하지만 다자회의 무대에서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제패권 다툼 속에서 좁아지고 있는 한국의 입지도 노출됐다.

박 대통령은 미국이 앞장선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중국이 내놓은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을 위한 베이징 로드맵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가 '중국 경도론'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조만간의 타결이 불분명한 TPP에 당장 가입할 의사는 없지만 FTAAP 로드맵 지지가 확대 해석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는 표정이다.

브리즈번(호주)=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