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협조없인 관련입법 불가능
- 부담 작용 가능성도 배제못해

박 대통령의 국정 수첩이 '경제'로 채워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1일 최근 재가동에 들어간 노사정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 노동시장 양극화, 인구 고령화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라는 비상한 생각과 각오로 모두가 노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갈등과 노동시장의 비효율이 시급히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과 근로자, 우리 국민이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며 상생하는 노사관계 구축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 챙기기는 국회 공전 등 세월호 특별법 정국이 파고가 높아갈수록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민경제자문회의, 중소기업인 오찬, 무역투자진흥회의, 문화융성위원회 등을 통해 수시로 '경제위기론'과 '골든타임론'을 제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한 민심의 반발을 돌파하기 위해 경제살리기를 내걸었던 상황을 꼭 빼닮았다는 지적이 야당으로부터 제기될 정도이다.

박 대통령은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제기된 규제 완화 관련 법령개정안을 2일 국무회의에서 처리하고 3일 2차 규제개혁회의에 이어 에너지 신산업 창출전략 대토론회, 산업단지 50주년 기념식, 안전산업육성지원단 구성 등 9월에도 경제 행보를 더욱 강화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도 온통 경제에 몰입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상황을 '초미지급(焦眉之急·눈썹이 타게 될 만큼 위급한 상태)'이라며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이뤄달라는 국민의 간절함을 알기에 1분 1초가 급한 심정"이라고 장외투쟁 중인 야당을 겨냥했다.

안 수석은 지난달 1일에도 비슷한 취지의 브리핑을 했고, 연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정홍원 총리,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나서 경제 활성화 입법을 압박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소상공인들을 만나는 등 연일 야당에 대해 세월호법과 경제입법을 분리 처리하자고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경제 활성화론으로 세월호 정국을 돌파하려는 시도는 야당의 협조가 없이 경제관련 법안처리가 불가능한 현실에서 박 대통령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추석 전에 이 문제(세월호특별법)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정국파행과 국민 실망의 노도는 정치권 전체를 삼킬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가짜 민생법안 공세를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대여 전면전 불사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