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단일화 준비기간 부족"
- 김영춘·이해성 예비후보 난색
- 선거막판까지 진통·무산 가능성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6·4부산시장 선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선출대회가 연기되면서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야권 단일화도 위기를 맞았다. 새정연 경선은 빨라야 26, 27일에 치러질 것으로 보여 단일화 준비 기간은 길어야 1, 2주일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정연 예비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단일화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8일 "우리 당 후보가 선출되자마자 단일화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정책을 발표하거나 시민과 교감하는 등 제1 야당 후보로 독자 행보를 하는 데 적어도 2주일 이상 필요하다"며 "이런 전제가 선결 안 되고선 단일화 명분이 없다. 후보 선출대회가 1주일 이상 미뤄진다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이틀째 부산진구 한 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한 김 전 의원은 "최소한 이번 주말까지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가 경선과 단일화에 미치는 의미가 뭔지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수석도 "단일화는 쉽지 않은 일이 됐다. 현재로선 단일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단일화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후보 선출 후 문재인 국회의원과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원에 나서면 오 전 장관 쪽으로 갔던 야권 지지표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전 수석은 "선거가 임박한 순간까지 현재 지지율에 변화가 없다면 그때 다시 (단일화를) 고민해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17일 밤부터 이틀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일반인' 신분으로 세월호 사고 현장을 찾기도 했다.

두 예비후보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일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정연 부산시당은 이미 '선출된 후보에게 단일화에 대한 전권을 준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때문에 단일화가 선거 막판까지 진통을 겪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단일화 룰 역시 새정연 후보는 공론조사를, 오 전 장관은 여론조사를 선호해 양측 간 조율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단일화를 전제로 한다면 새정연 후보가 '문재인, 안철수 효과'를 누릴 기회가 줄어 불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전 장관에 견줘 인지도가 낮은 김 전 의원과 이 전 수석은 세월호 사고로 선거에 대한 시민 관심이 떨어진 것도 부담이다. 오 전 장관은 "본선에서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충분히 그런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본다"며 "단일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