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기초선거 공천으로 급선회한 것을 놓고 당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겉으로는 환영 일색의 성명과 지지 발언이 쏟아져 나왔지만, 무(無)공천을승부수로 내걸었던 안철수 공동대표 측을 중심으로 강한 분노와 실망감도 표출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천 과정에서 세력 간 갈등의 불씨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 "돌고 돌아왔지만 이 길이 국민들 여론이고 당원들 여론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두 분 당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오로지 지방선거 승리만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성명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방침 확정은 안 대표가 무공천 신념을 희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할 일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성명 발표에 앞서 트위터에 "다시는 공천 여부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지난 한 달 동안 많이 잃었다"고 술회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당원,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한 것은 새로운 새정치"라며 "당당한 '2번'으로 승리의 길로 매진하자"고 환영했다.

　당의 정치혁신 과제를 마련 중인 독립기구 '새정치비전위원회'도 "새정치의 운명을 가름할 중차대한 결정이 지도부의 결단만이 아닌 숙의와 민주적 절차를 거쳐 이뤄진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긍정적인 논평을 내놨다.

　그러나 안 대표, 김한길 공동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개 또는 비공개로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도부의 일원이자 '친안(친안철수)'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조경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정치를 여망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아픔을 줬다. 이제는 '새정치'를 이름에서 떼고 '민주연합'으로 써야 한다"라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새정치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원투표를 앞두고 상당수 의원들이 당원들에게 '공천지지'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돌린 것과 관련, 안 대표 측 옛 새정치연합 출신 관계자도 "이번에문자 돌린 의원들을 보면 당을 변화시켜야 할 젊은 초선들이 더 많아 희망이 더 없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놨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도 트위터에서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의 노예상태로부터 풀어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를 지키지 못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특히 중앙정치권과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계속 움켜쥐겠다는 결정이 아닐 수 없는 바, 이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옛 민주당 출신 인사도 "이렇게 안철수를 죽여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벌떼같이 인해전술로 안철수를 포위해서…"라며 혀를 찼다.

　더구나 공천 선회로 광역뿐 아니라 기초 단위까지 내부 공천경쟁이 불가피해진 이상 양쪽의 물밑 신경전의 전선이 더욱 넓어졌다는 내부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