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9일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관철을 위해 2월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고강도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의 축소·은폐 지시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1심 무죄판결을 계기로 특검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대여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 투쟁 수위를 놓고 당내 강온파간 이견이 감지되고 있는 데다 새누리당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며 특검 요구를 일축하고 있어 김한길 지도부로서는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한 채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2박 3일간의 강원·영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상경하자마자 국회로 직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특검 관철을 위한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앞으로 투쟁 방향에 대한 내부 의견수렴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이자 당 정책위 수석 부의장인 문병호 의원은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특검 논의에 불응할 경우 "국회 의사일정에 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 의사일정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시사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보이콧 문제는 본격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지도부는 일단 11∼12일 국회 대정문질문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권력의 수사방해 논란 및 특검의 필요성 문제를 집중 이슈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광온 대변인은 "특검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고 좀 더 밀도있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며 "의사일정 연계나 장외투쟁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경파 일부에서는 지도부가 특검 관철에 미온적이었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며 장외집회나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등을 포함한 더 강도높은 대여투쟁을 주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면적 보이콧은 아니더라도 오는 18일 예정된 조희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일부 의사일정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는 것으로전해졌다.
당내 혁신모임이 금주 중 잇따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여 투쟁 방안을 놓고 노선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시 국회를 버리고 광장으로 뛰쳐나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도부는 '원내 투쟁' 쪽에 방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이다.
김 대표도 이날 부산 방문 중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회 보이콧 카드에 대해 "극히 일부의 주장일 뿐 당내 다수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회 밖으로 뛰쳐나갈 경우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의 장을 포기하는 셈이 되는데다 대여강경투쟁 이미지로 지지율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선거 공천폐지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도 논의했지만 이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