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기대를 걸었던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가 7일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당초 10·30 재·보선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 새누리당과 일전을 겨루고, 동시에 정권심판론으로 집권 첫 해 박근혜정부에 경고를 보내면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민주당의 야심찬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동안 당으로부터 화성갑 출마 요청을 받아온 손 고문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지금은 자숙할 때이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불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전 김한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자신의 최종 입장을 통보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55명 가운데 35명이 이날 손 고문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손 고문의 불출마 의지를 꺾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고문으로부터)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분명한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에, 당으로서도 화성갑 지역에 대한 공천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손 고문 차출카드'를 접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천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을 공천후보로 확정했다.
이로써 화성갑 선거에서 관심을 모았던 친박(친박근혜)계의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민주당 손 고문의 '빅매치'는 불발됐다.
오일용 위원장은 공천 확정 후 성명서를 내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복지민생을 수호해달라는 시대적 요청과 국민의 요구에 반드시 승리로 답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에는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 허대만 현 지역위원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10·30 재·보선이 실시되는 2개 선거구에 대한 후보 공천이 완료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준비체제가 가동되기 시작했으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것은 물론 제1야당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한길 대표가 지난 8월27일 이후 계속해온 노숙투쟁과 전국순회투쟁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민주당은 작년 총선과 대선 패배에 이어 올해 4·24 재·보선에서도 참패했는데10·30 재·보선에서도 승리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못한채 버거운 선거를 치르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이 패배주의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