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 대여공세 본격화 조짐

- 공석인 감사원장 선임 포함
- 경제라인까지 교체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사진)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여기에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 후퇴논란으로 29일까지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고 양건 전 원장의 사퇴로 감사원장도 공석이어서 개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보름 만인 지난 28일 사표를 수리했다. 법무부가 전날 오후 채 총장에 대한 진상조사에서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만한 정황이 다수 확보됐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건의했다고 밝힌 지 하룻만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주말 브리핑을 통해 밝힌 사표 수리 배경은 두 가지다. 채 총장 본인이 법무부 진상조사에 응해 모든 것을 해명하고 의혹을 벗기를 바랐으나 협조하지 않아 장기간 표류할 수 밖에 없고, 검찰수장 자리가 계속 공백상태여서 검찰조직이 중요한 국가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이런 상태를 오래 방치할 수 없어 대통령께서는 법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채 총장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언급한바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계속 '의혹' 수준으로 진행될 경우, 검찰조직은 물론 공직사회 전반이 술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수사를 진행 중인데, 수장이 오랫동안 공백상태가 되면 사정기능을 수행하는 데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야당이 이번 사태에 대해 청와대와 법무부가 국정원 댓글사건의 기소로 눈밖에 난 채 총장을 '찍어내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야당이 강력한 대여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공세와는 별개로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등 대형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청와대는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 신속하게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진영 복지장관 등과 함께 조만간 부분개각을 포함한 정부 핵심요직에 대한 인적개편론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에다 공석인 감사원장과,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정권 초반부터 계속 교체설이 나오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라인으로까지 확대할 경우 개각폭이 예상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특히 10·30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기초연금 후퇴 논란과 이로 인한 진영 장관의 '인사항명 파동' 및 채 총장 사퇴 등으로 여론전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청와대가 분위기 쇄신카드로 개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