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인천 부평종합시장을 방문, 갓 구워낸 전통김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 증세 불가피 입장 피력 전망도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노령연금 공약 수정 등 복지 후퇴 논란에 대해 사실상 정면돌파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복지공약 후퇴와 관련, 정부의 현 재정상황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고 임기 안에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을 대국민사과가 아니라 설득과 이해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것이어서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24일 정치권에서 기초노령연금 수정 등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공약 파기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공약 수정 또는 후퇴에 대해 사과나 해명보다는 정부의 재정상황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수준에서 역풍을 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무회의에 상정될 내년도 예산안에는 기초연금 외에도 4대중증질환 국고지원,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지방 SOC 예산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 예산도 재정부족에 따른 후퇴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당초 국무총리가 주재하기로 했던 국무회의를 박 대통령이 주재하면서 공약수정에 대해 직접 이해와 설득에 나서기로 한 것도 청와대가 사안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는 아니더라도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수위를 조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여당 내부에서도 재원부족을 들어 공약수정론이 제기될 때 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출조정 등을 거론하며 증세없는 공약이행을 강조해왔으나, 복지공약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0개월 만인 1993년 12월에 쌀시장 개방 저지 공약 파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4개월 만인 2008년 6월에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폐기하면서 각각 대국민사과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