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6일 6월 임시국회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인 '통상임금 산정방식'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노사정 간 조율이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최근 집권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최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사업장별 다양한 실태를 반영해 노사정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정치권에서 섣부르게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노사정의 합의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협상 카운터파트인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에 대해선 "민생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 실세' 호칭에 대해 농담조로 "실세가 아니다. 물정 파악이 안 된 것 같다"고 넘겼다.

여야 관계에 대해선 "야당에 비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며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각종 쟁점에 대해서는 막힘없이 소신을 피력하는 등 '정책통'의 면모를 과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의 요지.

--당·청 관계 재정립 복안은.

▲ 공동운명체라는 입장에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 수시로 소통하고 피드백하는 자연스러운 관계가 돼야 한다. 다만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태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일이 생기면 과감하게 정부와 청와대를 견제하겠다.

--차기 청와대 홍보라인 인선에 대한 입장은.

▲ 지금까지 인사와 관련해 많은 문제가 지적됐고, 14명이 낙마할 정도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다시는 안 겪어야 한다.

--6월 4일이 새 정부 출범 100일째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 정부조직 출범도 늦었고 인사에 있어서도 솔직히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있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용납이 안 된다. 그러나 경제난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한 것은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 관계가 '강(强)대 강(强)' 대결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은데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의 호흡은 어떤가.

▲ 전 원내대표도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성과를 내야 하고 그래야 정치권이 같이 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 정부가 국정운영에서 성과를 내도록 여당으로서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1년간 서민과 중산층의 호주머니 사정이 나아진다는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처리 계획은.

▲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 있는 4개 법안은 전적으로 같이 처리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공약은 확실히 지키겠지만 야당이 온갖 것에다 경제민주화라는 포장을 씌워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경제를 살리는 경제민주화라면 적극 뒷받침하겠다. 경제체질이 강화되는 것을 방해하는 불공정이나 담합에 대해서는 규제해야 하지만 기업을 옥죄고 기업 자체를 망가뜨릴 우려가 있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경제민주화가 아니므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통상임금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입장은.

▲ 노사정 간 조율이 중요한 분야다. 다만 통상임금 범위의 문제는 과거지사와 앞으로의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과거지사는 입법으로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것은 노사정 간의 조율이 중요하다.

--정기상여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대법원 판결 때문에 상식적인 측면에서 그리 해석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과도한 임금인상으로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꺼번에 적용해서 임금이 수십 퍼센트(%)로 올라가는 것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 범위를설정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정치쇄신 입법은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 여야 간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이뤄진 부분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기본적으로 과도한 특권을 내려놓고 공천권을 국민에 돌려주는 게 큰 줄거리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선.

▲ 대선 공약이지만 어떤 정당만 하고, 어떤 정당은 안 하면 맞지 않다.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또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여성계 반발 등이 있어 해법을 잘 찾아야 한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동력을 얻을 수 있겠나.

▲ 개헌의 필요성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과 방식, 시기에 대해선 당내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야 지도부급 '6인 협의체'가 합의한 83개 법안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상임위나 정상 프로세스를 통해 논의하되 합의가 안 되면 그런 기구로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제외하면 6인 협의체 멤버가 모두 바뀌었다. 바뀐 상황에 맞게 야당과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논의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