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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1월 31일 서울 집무실에서 전국 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무상보육 등 복지비용 증가와 관련해 "지방의 부담을 더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왼쪽 두 번째와 여덟 번째가 각각 허남식 부산시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국제신문 DB |
지방정부가 급증하는 복지 부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에 따른 비용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만 남구 북구 영도구 동구 중구 서구 등이 지난해 이미 복지비 부족 사태를 경험했고, 올해도 양육수당 신설 등으로 같은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지방정부들은 어떻게 하든 복지비는 맞춘다. 단체장의 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만큼 사업예산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 한국지방세연구원(KILF)이 공동으로 복지지출 증가부담에 신음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실태와 해결방안을 두 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 최근 5년간 복지비용 증가율, 지방 22%에도 중앙 15%뿐
- 특별·광역시 자치구 중 44곳 복지비용 비중 40% 넘는 등
- 자체 사업예산 턱없이 부족
- 朴정부 5년간 추가 부담액도 23조4000억 달해 파탄 직전
■복지 늘리고 예산은 떠넘겨
부산 남구청은 지난해 보육예산 9억 원이 모자랐지만, 중앙정부의 긴급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올해는 양육수당이 신설돼 전년보다 복지비 고갈이 더 빨리 올 수도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KILF 분석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들어 만 5세 이하 무상보육, 노인기초연금(65세 이상 월 20만 원 지급) 도입 등 복지 확대로 증가하는 예산을 대느라, 지방정부의 허리가 휘고 있다.
지방정부의 총세출 예산은 2008년 144조 원에서 2012년 151조 원으로 연평균 1.1% 증가율을 보인 데 반해, 사회복지 예산은 23조700억 원에서 30조9000억 원으로 연평균 6.9%의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의 전체예산 중에서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은 2008년 17.3%에서 지난해 20.5%까지 치솟았다.
특히 특별·광역시의 69개 자치구 가운데 44개 자치구는 사회복지비 비중이 40%를 넘었다. 이는 이들 자치구에 무상보육과 노인연금 대상자가 집중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군도 각각 사회복지비 비중이 20% 안팎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상경비 비중이 높아 사업예산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는 늘어나는 복지부담을 지방정부에 전가시킨 때문으로 분석됐다. 복지비용 연평균 증가율이 최근 5년간 지방비는 21.5%였는데, 국비는 14.9%에 불과했다. 지방재정 자립도는 2007년 53.6%에서 지난해 52.3%로 떨어졌다.
■2017년까지 23조 원 추가 부담
KILF 분석 결과 지방정부가 전체예산 가운데 복지비와 경상경비를 빼고 자체사업에 쓸 수 있는 비율은 8.7%에 불과했다.
지방정부들이 복지비 부담으로 사업예산을 줄이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과학기술과 지역개발예산은 각각 연평균 9.9%, 5.8% 줄었다.
문제는 2017년까지 박근혜정부 5년간 지방정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복지비가 무려 23조40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확대되는 출산·보육·노령층·장애인·여성·취약계층·다문화 가정 등 9개 부문 60여 개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지방비 부담액이 연간 1000억 원(2012년 기준)을 넘는 11개 복지사업만 추산한 것이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는 지방비 17조9000억 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 당장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기초연금에만 지방정부가 2017년까지 4조50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김필헌 KILF 연구위원은 "이런 분석 결과는 현재 인구구조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분석한 것인데, 노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성장잠재력 하락세 등 현실을 반영하면 지방정부의 복지비용 추가 부담은 훨씬 커질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지방정부 재정은 파국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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