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관련지출 5년새 배 ↑

- 재원 조달 지방정부 떠넘겨

- 일선 구·군 미지급 사태 우려

부산시 남구청은 영·유아 보육료를 비롯한 복지예산을 맞추기 위해 올해도 고민에 빠졌다. 남구청은 지난해 영·유아 보육료만 9억 원 정도가 모자랐다. 당시 중앙정부가 긴급하게 추가 지원해 미지급 사태는 면했지만, 올해는 양육수당까지 신설돼 복지재원 조달 압박이 훨씬 더 심해졌다. 남구청 관계자는 15일 "복지담당부서에서 예산을 새로 뽑아보고 있지만, 중앙정부가 주라는 복지비를 다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대로 가면 최소 2~3달 치는 예산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는 남구처럼 복지예산 조기 고갈이 우려되는 곳이 북구, 영도구, 동구, 중구, 서구 등 주로 재정자립도는 낮고 복지대상 인구가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국회가 지난 연말 전면무상보육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시는 195억 원, 16개 구·군이 89억 원을 각각 추가 부담해야 하는데, 중앙정부가 추가 지원하더라도 시가 44억 원, 구·군이 20억 원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복지예산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복지확대 경쟁을 벌이면서 지방정부의 복지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복지확대를 '저지른' 중앙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회장 손균근)과 한국지방세연구원(KILF·원장 강병규)이 공동분석한 바에 따르면 정치권의 복지확대 조치로 무상보육과 노인기초연금 등 보건복지부 소관 사회복지 지출은 2007년 10조7000억 원에서 5년 만인 지난해 23조 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복지예산 가운데 국비는 연평균 14.9%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지방비는 매년 21.5% 증가했다.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말 52.3%로, 2006년 54.4% 대비 2.1%포인트 낮아졌다.

박상수 KILF 연구위원은 "지방정부가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부담하느라 각종 사업예산을 줄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복지예산 증가분을 계속 떠맡을 경우 지방정부는 가용재원 고갈상태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