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국정원 여직원의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심야 수사결과 발표에 항의해 17일 오전 김기용(오른쪽) 경찰청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찬열 윤호중 백재현 박남춘 김민기 의원. 연합뉴스

# 박근혜 측

- "무고한 여성 인권유린하며
- 새빨간 거짓말로 억지부려
- 최고책임자 文이 사과해야"

# 문재인 측

- "부실수사 한밤 기습적 발표
- 국정원 등 국가기관 총동원
- 선거개입해 정권연장 시도"

18대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7일 경찰이 국가정보원 여직원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해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초박빙의 대선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캠프의 실패한 선거공작'으로 몰아붙이며 대반격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심각한 부실수사에 정치적 발표'라며 관권선거 의혹으로 맞불을 놓았다.

■朴 "기획된 의도 물거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그 불쌍한 여직원은 결국 무죄"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인권 유린에는 말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민주당은 국정원 직원 70명이 조직적으로 정치공작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론까지 대동하고 (여직원의 오피스텔에) 쳐들어갔는데, 경찰은 제출된 노트북 컴퓨터를 아무리 뒤져봐도 댓글 하나 단 흔적을 찾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말하는 새정치와 인권으로는 국민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새누리당 '문재인캠프 선거공작 진상조사특위'의 심재철 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무고한 여성과 국가기관까지 끌어들여 대선판을 흔들겠다는 기획된 의도가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새빨간 거짓말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궁색한 변명은 더 큰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획선거공작의 최종 책임자인 문 후보가 거짓말로 억지를 부린 데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용서받을 마지막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전날 TV 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피의자'라고 표현한 것도 "적반하장" "최소한의 인권 무시"라고 비판했다.

■文 "불법·편법 정권 연장 기도"

문 후보는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위한 범국민선언'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난 5년간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린 세력이 국정원, 검찰, 언론을 총동원해 갖은 불법과 편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고 맞대응했다. 그는 "이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 여러분"이라며 "정권교체에, 희망에, 미래에 투표해 달라"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선거대책위도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비상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역공에 나섰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연장을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행태가 지속된다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경찰이 국정원 여직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복원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는데, 이런 식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어디에 있느냐"고 성토했다. 또 그는 "특히 어젯밤 (TV토론이 끝나고 수사결과를) 기습 발표한 것은 청와대 지시가 있었거나 새누리당 박 후보 캠프와 관련돼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