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의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김재철 MBC 사장 유임을 위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은 8일 서울 세종로 방통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노조의 '선 업무 복귀, 후 김재철 처리'를 약속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약속을 파기했다"며 "MBC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상임위원장 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이다.

특히 양 위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MBC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전화해 김 사장을 유임시키도록 했다"면서 "'김재철 체제'가 새누리당 박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무리하게 '김재철 지키기'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김충일 방문진 이사와는 평소 잘 알던 사이로 얼마 전 길에서 한번 만난 일이 있으나 MBC와 관련된 어떠한 이야기도 한 적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하 실장과 김 이사는 그런 통화를 한 사실도 없고, 문자를 주고받은 것도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대선 때까지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박 후보의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국민이 아는 모든 상식이 공영방송 MBC에는 통하지 않는 것"이라며 "옳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문진은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반대 5, 찬성 3, 기권 1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