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이 다음달 3일 시행된다. 이를 앞두고 후보별 주요 공약을 살펴본다. 공약은 예비 도지사로서 후보의 도정 철학을 가늠하게 하고, 도민 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으로 도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후보들 공약의 상당수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데다 예산 확보방안 등 실행을 담보할 구체적 자료가 제시되지 않아 자칫 공약(空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기호 1번 박완수

- 성장·복지 선순환 '경남형 복지모델' 추진

박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경남형 복지모델 창출 및 복지 확대, 해양관광·레포츠 산업 활성화이다. 경남형 복지모델은 경제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통해 복지 패러다임을 바꿔 보겠다는 의미이다. '퍼주기 식 복지'가 아니라 성장을 통해 복지재원을 충분히 확보한 뒤 적재적소에 투입, 복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등 기업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복지형 고용정책도 박 후보가 주창하는 경남형 복지의 실행 방안이다. 구체적으로는 장애인을 행정 도우미로 채용하거나 경로당 안마사로 파견하는 등 맞춤형 일자리 발굴로 취약계층의 복지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는 이 밖에 지역특성을 살린 시장친화형 사회적 기업 50개와 예비 사회적 기업 70개를 만들고, 마을기업 100개도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해양관광·레포츠 활성화는 경남 남해안 일대 천혜의 해양관광자원을 살려 이를 산업화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남해안 선벨트 사업' 등 기존 추진 중인 사업의 패키지 관광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이용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양관광자원을 개발해 이를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박 후보의 복지형 고용 등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정책 아이디어로 평가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해양관광·레포츠 활성화 공약은 기존 남해안 선벨트 사업과의 차별성 및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 실현성에 의문을 주는 것은 흠결로 지적된다.


■ 기호 2번 홍준표

- 도청 옛 마산 이전·제2도청사 진주 건립

홍 후보는 경남도청의 옛 마산시 이전 및 진주 제2도청사 건립, 진해 의과대 및 산청 한의대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경남 연구개발특구 지정, 밀양의 나노 융·복합국가산업단지 조성, 2서부경남 국가항공산단 연내 지정 등을 대표공약으로 내놓았다.

홍 후보는 인구 108만 명의 통합 창원시에 도청과 통합시청사 등 2개 기관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도청 이전은 날로 심화되는 마산지역의 침체화를 막는 등 균형발전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집권당 대표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경력, 풍부한 인맥을 내세워 자신이 지역 현안 해결 및 국비 확보에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홍 후보는 도가 심혈을 기울여 온 연구개발특구 지정이 무산되는 등 국책사업 유치에서 번번이 '물을 먹는' 현상은 중앙정부와의 소통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 청년 일자리 확충을 통한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도 약속했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홍 후보의 도청 이전 공약은 메가톤급 폭발력을 보이면서 이슈 선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도청을 통합시 안에서 이전하기 위해서는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경남 연구개발특구 연내 지정 등의 약속도 부산 단독 지정이 이뤄진 상태여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유념할 대목이다.


■ 기호3번 이학렬

- 복합형 복지 구현·정보통신 허브 건설

이 후보는 복합형 복지(일자리 복지·안전복지·환경복지·교육복지) 구현, 정보통신 국제허브 도시 건설, 항공우주·기계 로봇 등 주력 산업 집중 투자·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복합형 복지 중 일자리 복지는 고성군수로서 성공한 사업인 생명환경 농업과 생명산업을 경남도 전체로 확대해 새로운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는 물론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도 창출해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만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복지는 법질서 치안유지 확립을 통해 도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수 있게 보장하는 것이다. 환경복지는 빗물관리제 도입 등으로 꽤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교육복지는 도립대학 반값 등록금 실현 및 대학 특성화 대책 지원을 통해 교육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통신 국제허브 도시 건설은 경남도와 미국을 연결하는 직통 광통신망 구축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센터를 유치해 고용창출과 내수확대, 건설경기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20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보통신 국제허브 도시 건설 공약은 정부의 입지지정 등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뒤따라야 하는 것인 만큼 정부의 사업추진 의사가 확인이 안된 상태여서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된 뒤 추진에 전혀 성과가 없다면 이 공약을 믿고 표를 던진 도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기호4번 하영제

- 권역별 산업구조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

하 후보는 기계·로봇·지능형 홈·바이오·원격의료 산업 등 신성장 산업의 첨단산업단지 조성 및 사천 등 서부경남 항공산업단지 조성, 밀양 나노융·복합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권역별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로봇 등 신성장 산업을 위한 첨단산업단지 조성은 경남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기계공업 등 제조업 중심의 경남산업이 그간 기술력에서 우위를 지켜오다 점차 중국, 인도 등 중진국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남 역시 제조업 등 산업의 구조고도화와 업종전환 등 변신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첨단산업 육성과 산업단지 조성은 경남의 미래를 미리 준비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항공산단 조성 등 권역별 전략산업 육성책 역시 하 후보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항공산업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아 산단조성과 함께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파급효과가 서부경남 전체에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산업은 창원 기계공단 등 다른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높아 경남의 산업 역동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농수산업 육성도 서부경남 등 농수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위해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첨단산단 조성 등 일부 공약의 경우 기존 경남도 추진사업을 상당부분 승계, 기존 사업과의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기존 추진 중인 공단도 상당수여서 첨단산단 추가 지정이 합당하냐는 논란도 있다.


# 후보별 인생 스토리

- 박, 주경야독 노력 끝 행시 합격
- 홍, 고학 생활 후 '검사 길' 걸어
- 이, 가난 딛고 해사 교수 역임
- 하, 입주과외 고충 속 행시 합격

새누리당의 이번 후보 경선에 나선 4명은 나름대로 가슴 찐한 인생스토리를 갖고 있다. 또 역경을 딛고 일어선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 후보는 집안 형편 때문에 공고를 다니고 야간대학에 진학해 주경야독으로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의 길을 걸었다. 그는 경남도청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농정국장 등 도의 요직과 합천군수 등 시·군 수장도 역임했다. 창원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용자전거 체제(누비자)를 도입하고, 기업사랑 운동 등 차별성 있는 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홍 후보는 어린시절 가난 탓에 대구와 경남으로 여러 차례 이사를 다녔다. 고학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사시에 합격, 검사의 길을 걸었다. 1993년 서울지검 근무 때에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제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씨 등 권력실세를 구속시켰다. 그는 옛 신한국당 김영삼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 서울에서 4선 의원을 지내면서 새누리당 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이학렬 후보도 끼니 굶기가 예사인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다. 가난 때문에 학비가 안드는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 잠시 장교로 지내다 서울대에 편입해 졸업했다. 이후 해사 교수를 지냈다. 2002년 고성군수에 출마해 당선됐다. 군수으로 일하며 '공룡세계엑스포' '친환경 생명환경농업' 등 역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3선 연임 군수가 됐다.

하영제 후보도 가정이 어려워 '입주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고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중앙과 지방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2년 고향인 남해에서 군수로 당선된 뒤 '보물섬 남해' 브랜드를 만들었고, 남해마늘 등 특산물을 전국적 명품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산림청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홍준표 후보 대표 공약 -권역별 미래 신성장산업 벨트구축 -남해안 관광·휴양거점 조성 -일자리 확충 위한 산학관 협력체계 구축 -도청 마산 이전 및 진주 제2청사 건립과   진주·산청 의과대 및 한의대 건립

박완수 후보 대표 공약 -일자리 만들기 추진본부 설립 -서부경남 및 낙후지역 중점 개발 추진 -4대 권역별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복지 구현

이학렬 후보 대표 공약 -경남의 동북아 정보통신 국제허브도시   조성 -기계·로봇 등 경남 주력산업 집중 육성 -복합형 복지 실현 -생명환경 농업 도입 통한 농수축산업   활성화

하영제 후보 대표 공약 -기계·로봇 등 신성장산업의 첨단산단 조성 -밀양 나노융합국가산단 조성 등 권역별   지역전략산업 육성 -산업 교육 문화 등 각 분야 성장 위한   혁신클러스터 구축 -농수축산업 중점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