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열분리 명령제' 도입 시사

- 朴·文보다 고강도 … 차별화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통령 직속의 재벌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벌 구조 개혁의 극적인 조치인 '계열분리 명령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후보 측은 12일 경제 민주화 관련 첫 정책으로 재벌 개혁을 발표하고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지지부진한 여야의 경제 민주화 이슈 선점을 위해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보다 고강도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관치 경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개혁위원회는 각 부처에 산재한 재벌 관련 정책을 총괄·조정하고, 관련 부처에 정책 집행을 요청하며 입법을 권고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도록 했다. 안 후보는 집권 1년 이내에 재벌 개혁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매년 국민보고회를 하기로 했다.

특히 안 후보는 개별 기업의 행위 규제 외에 필요한 경우 기업집단의 구조 개혁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 경제민주화포럼의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전날 발표한 문 후보 측 재벌 개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조 개혁과 관련해 학자들 사이에 가장 궁극적 조치로 논의되는 계열분리 명령제 및 청구제가 들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행위 규제 외에 구조 개혁 수단도 검토하겠다"고 말해 계열분리 명령제 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집단의 계열사로부터 시장지배력 남용과 독점 폐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의 지분매각을 명령해 재벌집단에서 분리하는 제도다. 

전 교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제 민주화 공약에 대해서는 "후보 선출 이후 경제 민주화에 대해 무슨 약속을 했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들어본 적 없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 측이 기본적으로 문 후보 측의 재벌 개혁 방안을 포괄하고 있음을 시사한 만큼 ▷순환출자 금지 ▷금산 분리 강화 ▷지주회사 규제 강화 등은 문 후보 정책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오는 14일 구체적인 재벌 정책을 포함한 경제 민주화 공약을 발표한다.

앞서 안 후보는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제외국민과 가진 사이버 타운홀미팅에서 "대기업 스스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어겼을 때 법률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게 큰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등 사회적 책임 구현 여부에 따라 재벌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같이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