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ㆍ19 대선을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의 표심 이동이 눈에 띈다.

`민심의 리트머스'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상승세가 목격되는 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경선 후보의 지지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특히 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겨진 서울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을 추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치열한 `수도권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서울에서의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 결과는 박 후보 48.6%, 안 원장 42.8%로, 박 후보가 3.8%포인트 앞섰다.

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18∼20일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서울에서 39.1%의 지지율로 안 원장(49.9%)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뒤졌었다.

또한 경기ㆍ인천에서는 박 후보가 39.5%에서 42.4%로 오른 반면, 안 원장은 48.2%에서 47.4%로 소폭 하락했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8일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의 경우 박 후보가 52.1%로, 42.5%의 안 원장을 앞섰고, 경기ㆍ인천에서 박 후보 48.9%, 안 원장 48.2%로 집계됐다.

이는 박 후보가 지난달 20일 대선후보로 선출된데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함께 상대 정치진영을 방문하는 등 국민대통합을 전면에 내건 대선행보를 이어온데 따른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윤희웅 KSOI 조사분석실장은 13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가 통합행보를 통해 그동안 덧씌워진 불통 이미지를 개선하고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정책행보 등을 강화,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수도권의 합리적 유권자들에게 기대감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그동안 수도권의 `박근혜 관심층'이 `박근혜 지지층'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잠재적 경쟁자인 문재인 경선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수도권 표 확장' 행보가 없었던 점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문 후보가 현재 경선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전체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대권행보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고, 안 원장 역시 `정중동'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원장이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서 수도권 판세의 변동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타난 `안풍'(안철수 바람)의 진원지가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수도권 중도 유권자층인 데다, 민주당 후보 역시 수도권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 후보의 유신 및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한 수도권 유권자의 판단도 향후 판세를 가를 변수다. 수도권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중앙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와 수도권 40대 중도층의 역사인식이 정면 충돌하면서 박 후보에 기대감을 보인 `소극적 지지층'이 등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박 후보의 지지층이 대체로 `견고함'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대거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혼재한 상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의 역사인식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유신 관련 발언 등은 즉각적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