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5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선 기간 금품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최 전 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이 처음 제기된 이후 일관되게 밝혀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우리도 알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참모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침묵을 굳게 지켰지만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빛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이 대선 기간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브로커로부터 받았다는 돈이 만일 캠프의 선거 자금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권 출범 과정에서`도덕적 완벽'을 기했다는 정권의 자부심에 큰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럴 경우 더 큰 문제는 검찰의 수사 범위가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 자금 전체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가능성을 우려한 듯 청와대 내부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일찌감치 최 전 위원장과 이 대통령과의 사이에 차단막을 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나온 정황으로 볼 때 최 전 위원장의 금품 수수 의혹은 철저히 `개인적 차원'의 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또 만의 하나 우발적으로라도 캠프의 자금에 포함된 정황이 있더라도 대선 자금전체를 살펴볼 이유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참모는 "대통령과의 연계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2007년 여론조사에 썼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정황으로 볼 때 본인이 친하게 지낸 후배에게 돈을 받은 것일뿐, 수사 결과 만약 대가성이 있다면 개인 비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만약 그 돈을 대선자금에 포함한다 쳐도 대선 판도가 바뀌거나 당선 무효형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대선 자금 전반을 살펴본다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