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초반 열세로 분류됐으나 막상 개표(11일) 때 숨막히는 접전을 펼친 부산의 야권 후보가 상당수다. 뒷심 부족으로 당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여유를 부리던 상대 후보들을 식겁하게 했다.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은 북강서갑이 대표적이다. 민주통합당 전재수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38.57%(2만322표)를 얻어 당시 한나라당 박민식(57.34%) 후보에게 1만 표 이상 뒤졌다. 절치부심한 전 후보는 밑바닥 표심을 싹싹 훑으면서 복수전을 준비했다. 이번 총선에서 전 후보는 47.62%(3만3132표)를 기록해 박 당선자(52.37%·3만6436표)에게 3304표(4.75%p)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 당선자도 내심 놀란 눈치였다. 전 후보는 12일 "지난 1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역을 돌아다녔다. 지역구도를 탓하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이 나의 노력 부족 탓이다. 유권자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낙승을 예상했던 새누리당 이재균(영도) 당선자는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단일 후보인 민병렬 후보 때문에 식은땀을 흘렸다. 영도는 대체로 '새누리당 예선(공천)이 본선'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곳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15%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오히려 민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실제 개표에서는 이 당선자가 43.80%(2만7597표)를 얻어 민 후보(37.64%)에게 6.16%p(3879표) 앞섰다. 무소속 이영(15.79%)·진보신당 김영희 (2.75%) 후보와 단일화만 성사됐더라도 역전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는 평이다.

5선 진입에 성공한 새누리당 정의화(중동구) 당선자와 경쟁을 벌인 민주통합당 이해성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정 후보에게 20% 가까운 표차로 뒤졌지만 이번엔 9.78%p 차로 석패했다. 정 당선자가 48.18%(3만1484표)를, 이 후보가 39.20%(2만5641표)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역구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등 생활정치에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