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여권성향 무소속 후보
- 옛 한나라당의 파란색 선택
- 구태 타파 의지 흰색 입기도
- '오렌지 혁명' 연상 주황색
- 봄 이미지의 연두색 낙점도

4·11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후보들 간에 '색깔' 경쟁이 치열하다.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차별화된 정치적 이미지를 선전하는 데 옷 색깔이 지니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빨간색), 민주통합당(노란색), 통합진보당(분홍색) 등 특정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는 무소속 후보들은 옷 색깔이 곧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만큼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색깔이 곧 정치다

부산지역 무소속 총선 후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색깔은 '파란색'이다. 옛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색깔인 만큼 현재 새누리당의 빨간색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유권자들을 공략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동래 최찬기 무소속 후보는 매일 아침 동래교차로 일대에서 파란색 점퍼를 차려입고 운동원들과 나란히 서서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를 한다. 흡사 4년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 후보가 옛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연출하며 어른들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운대기장을 최현돌 무소속 후보와 중동구 박성민 무소속 후보 역시 파란색을 선택했다. 옛 한나라당 출신인 만큼 친근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본인의 정치적 고향이 새누리당임을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구갑 김병원 무소속 후보는 타 정당과 관련 없음을 알리기 위해 주황색을 선택했다. 기존 정당들과 연관되지 않고 서민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골랐다는 게 김 후보 측의 설명이다.

동래구 김칠두 무소속 후보는 하얀색을 선택했다. 새롭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뜻에서 하얀색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속내는 구태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하얀색을 내세웠다는 게 주위의 분석이다.

수영구 박형준 무소속 후보는 눈에 띄는 '핑크색'을 선택했다. 새누리당의 빨간색과 차이를 두면서 무소속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핑크색을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새누리당 유재중 후보의 성추행 의혹을 부각시켜 여성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참신한 이미지 돋보이게

정치 신인들은 참신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면서 유권자의 시선을 끄는 '튀는' 색깔을 선택했다. 부산진을 차재원 무소속 후보는 눈에 잘 띄는 주황색을 선택했다. 차 후보 측은 "기존 정당에서 쓰고 있는 색깔을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 강렬한 색깔을 찾다 보니 주황색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 일당 독재 타파를 위해 일으킨 '오렌지 혁명'처럼 부산에서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기장을 구자상 녹색당 후보는 녹색당의 산뜻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후보 본인과 부인은 녹색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원들은 흰색 후드티셔츠에 녹색 모자를 쓴다.

서구 정오규 무소속 후보와 영도구 이영 무소속 후보는 봄의 이미지에 맞는 연두색을 선택했다.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와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이들 후보 측의 설명이다.

남구갑 장재완 무소속 후보는 하늘 같은 마음과 도전의식을 갖고 정치에 임하겠다는 뜻에서 하늘색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