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 온 뒤 떡돌린 문재인
- 카퍼레이드 손수조 경우 등
- "상급기관에 문의하라" 회피

부산 사상구선거관리위원회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후보들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사상구선관위는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사상구선관위 등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후보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12일 사상구 엄궁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뒤 동네 주민들에게 떡을 돌리고 설날 다음날인 같은 달 24일에는 인사차 찾아온 옛 동료와 학교 후배 등 지인들과 떡국을 끓여 먹었다. 이를 두고 문 후보가 지인들과 '집들이' 행사를 열어 선거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선관위 관계자는 30일 "명절에 떡국을 함께 먹은 사람들이 선거구민이 아니라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이었다"며 "사회 상규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사상구선관위는 문 후보가 떡국을 대접한 사실이 있는지조차 함구한 채 눈치만 보고 있다. 사상구선관위 관계자는 "사실 확인 중이다. 상급자나 상급기관과 조율하지 않은 이상 어떠한 것도 말해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사상구선관위의 이 같은 행태는 앞서 손 후보의 카퍼레이드 사건 때도 드러났다. 손 후보는 지난 13일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차 위로 몸을 내밀어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당시 "차량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선거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지난 28일 중앙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사상구선관위는 이 사안에 대해서도 "상급기관인 중앙선관위나 시 선관위가 판단했던 사안이라 설명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상구선관위 관계자는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실질적인 업무를 전혀 처리하지 못하고 있고, 말도 신중하게 가려서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잠도 거의 못 자면서 매달리고 있는데도 곱지 않은 시선만 받아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