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부산 해운대구를 갑·을로 선거구를 분구하고 기장군을 독립 선거구로 두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치개혁특위의 최종 결정 여부와는 별개로 벌써부터 해당지역구 의원들은 물론이고, 부산 의원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운대구 분구 여부는 남구 갑·을 선거구의 '합구'와 직결되고, 현역의원들의 '이동'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휘발성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거구 획정위원회 결정대로라면 지역구가 두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나는 해운대 기장 갑·을의 서병수 안경률 의원은 느긋하다. 특히 안 의원의 경우 선택지가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속내가 편하지는 않다.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작업에 들어갔을 경우 해운대 갑·을을 어떻게 분구할 것인지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해운대·기장 선거구는 반송동 반여동 재송동 우동 중1동이 갑구, 기장군과 송정동 좌동 중2동이 을구에 소속돼 있다. 기장군을 분구시킬 경우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해운대·기장을 선거구에서 기장군을 분구시키더라도 인구가 12만을 넘어 단독선거구가 가능하지만 현재 갑구의 인구가 30만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구편차 너무 심해진다. 인구편차를 감안할 때 송정동, 좌1~4동, 중1동에다 중2동과 우1, 2동을 합치면 21만여 명으로 해운대 전체인구 42만여 명의 절반수준이 된다. 이 경우 서 의원(해운대 기장갑)과 안 의원(해운대 기장을)의 지역구가 절반씩 포함되게 되면서 '신시가지'와 '해운대구청'이 포함된 이 지역구를 어느 의원이 차지하게 될지도 관심꺼리다. 서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어떤 식으로 분구가 된다고 해도 해운대 구청은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6일 "아직 정개특위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은 만큼 기장군 분구를 전제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설령 분구가 된다고 해도 해운대로 갈지 기장으로 갈지는 아직 생각조차도 해 본 적이 없는 문제다. 그런데 어떻게 선거구 획정 문제를 거론할 수 있느냐"고 언급자체를 피했다.

부산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구 합구문제가 현실화 될 경우 김무성 김정훈 두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을 분구되는 지역구로 보낼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정개특위 논의과정에서 남구 합구에 강력한 저항이 불가피하며, 따라서 현 지역구 의원을 배려해주는 것으로 조정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지역에 무슨 명분으로 공천을 하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난 16대 국회 당시 남구가 합구되면서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희 전 의원(남구갑)은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