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당내 입지 흔들
무소속 범야권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에 따라 야권 대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제1야당이면서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던 민주당은 내홍에 휩싸이고 민주당 밖의 민주·개혁 세력으로 통합의 중심추가 이동할 전망이다. 이 물결 속에서 대권주자인 문재인(사진 오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민주당 손학규(사진 왼쪽) 대표 등의 입지는 엇갈린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 동구청장 선거를 집중 지원했던 문 이사장은 민주당 이해성 후보의 패배로 사실상 첫 선거 지원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박 전 대표의 위력을 실감한 것이다. 하지만 이 패배는 결국 "통합만이 해답"이라는 문 이사장의 소신을 보다 확고하게 심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타격에도 문 이사장은 자신의 계획에 따라 야권 통합기구인 '혁신과통합'을 매개로 야권 대통합의 고리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문 이사장은 선거운동 기간이었음에도 대구와 경남에서 열렸던 혁신과통합 지부 발족식에 참석하는 등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혁신과통합은 브라질 노동자당을 모델로 정치적 색깔이 다른 진보계열 정당들을 총·대선에 앞서 묶어내자는 연합정당 작업으로, 이르면 연내 '우산 정당'(민주 참여 민노 등을 묶는 큰 틀의 정당) 형태로 창당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 자당 소속인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박 당선자에게 패배했고, 이에 따라 지난 4일 손 대표는 당 대표직 사임의사를 밝혔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이미 대선주자로서 상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박 당선자의 승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선거가 끝난 현재 그는 비주류의 흔들기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손 대표 사임 의사가 전해질 당시 민주당 중진·원로들이 손 대표를 만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지난 4·27 보궐선거에서 타격을 털고 재보선 이후 정국에서 정치적 공간 확보를 위해 암중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분간 새로운 정치적 기류를 관망할 것으로 관측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