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많은 부산 동구에 일 잘하는 행정전문가. 동구발전의 적임자'.

한나라당 정영석(60·사진) 당선인이 이번 선거기간 줄곧 내세운 슬로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에서만 30년간 행정경력을 쌓았다. 행시 31회로 공직에 첫 발을 디딘 그는 부산시에서 지역경제과장, 환경국장, 상수도사업본부장,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과 해운대·금정구 부구청장을 거치며 잔뼈가 굵은 고위관료 출신이다.

그런 그가 선거 출마를 위해 동구에 왔을 때 지역의 반응은 그야말로 냉랭했다. '반 한나라당'이란 소지역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는 데다 '이 곳 출신이 아닌 사람이 왜 왔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지역민의 마음을 얻는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정 당선인은 낮은 자세로 지역민들에게 계속 다가갔다. 자신의 동구발전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결국 저의 진정성이 통했다고 봅니다." 26일 밤 당선이 확정된 그에게 소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어 "(선거운동이) 무척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쉽거나 서운한 점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저의 당선은 '낙후된 동구를 새롭게 바꾸라'는 주민들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정 당선인은 "그동안 주민들로부터 많은 요구와 비판, 질책을 들었다. 이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해 동구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며 이제는 오직 동구발전을 생각하는 여러분의 한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어르신들을 더 따뜻하게 모시고, 학교 교육을 활성화시켜 젊은 학부모들이 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 구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구청장이 되겠다"면서 "우리 함께 동구 발전의 새로운 역사를 일궈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경북 경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한국외대 행정학과, 부산대·동의대 대학원을 나온 그는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이고 주거생활환경이 열악한 동구의 현안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오랜 행정관료 생활을 접고 민선 구청장 직에 오른 그는 이제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