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진주시청 기자회견
- 한나라 "시험원 원장 파면, 도지사 대권만 관심" 주장
- 민주 "최구식·김재경 의원, 축소이전 뒤늦게 알아" 비판

경남지역 여야 정치권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진주혁신도시 내 축소 이전 문제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 있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건물 전경.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축소 이전'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경남지역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포문은 한나라당 소속 진주시의원과 심규환(진주) 경남도의원이 먼저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가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산업기술시험원의 지방이전 계획서 축소 변경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승인한 국토해양부는 진주시민에게 사과하고 응당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진주시민을 속인 산업기술시험원 남궁민 원장과 기획실장은 파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두관 경남도지사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들은 "경남지사가 대권을 향한 정치적 행보에는 적극적이지만, 서부경남 도민들의 사활이 걸린 혁신도시 문제에는 유독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며 "특단의 대책으로 적극적인 대응의지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반박 논평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의원은 혁신도시 건설과 직접 연관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간사이고, 같은 당 김재경 의원은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인 산업기술시험원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지식경제위 간사"라며 "두 의원은 산업기술시험원의 축소 이전 계획을 무려 8개월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고 지적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지난 1월 국토부로부터 당초 계획과 다른 축소이전 변경안을 승인받았다.

또 민주당 경남도당은 "한나라당 소속 진주시장 역시 산업기술시험원장이 진주시를 직접 방문해 축소 이전 방침을 밝힌 뒤에야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시장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한나라당은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생각하고 해석하는 '아전인수'식 행보로 도민과 시민을 속이려는 작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남도당은 "한나라당 도·시의원들은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고 혁신도시를 반토막 내려는 이명박 정부와 자신이 속한 한나라당에 먼저 따져 묻기를 바란다"며 "정부 여당과 야당, 경남도와 진주시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여야의 이 같은 공방에 대해 "진주혁신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여야의 각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