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 기장군민이 단독 선거구를 요구하고 나서 지역 정치권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 전체의 인구감소를 감안할 때 18개인 부산지역 선거구를 더 늘리기 어려운 현실에서 기장군이 단독 선거구가 될 경우 다른 국회의원 선거구를 하나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을 맡고 있는 국회 정개특위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인구 증감으로 전국 15개 선거구를 통합 또는 분리해야 할 대상으로 잡고 있는데, 부산에서는 남구갑·을(2011년 5월 현재 29만7547명)이 통합대상에 들어 있다. 따라서 기장군 단독 선거구 추진은 해운대구 단독 분구, 남구갑·을 통합 등의 문제와 연결돼 있어 해당지역 국회의원들 간 생존경쟁을 촉발하는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회의원 기장군 단독 선거구 쟁취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유인석 윤월석 황경득 임국성)는 지난 18일 기장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창립 취지문에서 "기장군은 지난달 말 현재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 하한선(10만3093명)보다 많은 10만4535명으로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가 이루어져야 마땅하다"며 "해운대구 인구가 42만6360명으로 국회의원 선거구 상한선(30만9279명)을 11만7000여 명이나 넘어서 해운대구 단독으로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단독 선거구 쟁취를 위한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벌여 3만 명의 서명을 받은 뒤 다음 달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박태준 전 국무총리를 명예고문 ▷한나라당 안경률(해운대·기장을)의원, 김동주 전 의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상임고문 ▷최현돌 전 기장군수 등 16명을 고문위원 ▷박인대 부산시의원, 정동만·김쌍우 기장군의원 등 30명을 자문위원으로 각각 위촉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과 서병수(해운대·기장갑), 김정훈(남구갑) 김무성(남구을) 의원 등은 일단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산 의원은 "기장군이 단독 선거구가 되고 안 되고 문제를 넘어, 부산 18개 선거구의 조정과 연동된 문제"라며 "의원들의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여서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