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5일자 한겨레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한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대선의 쟁점이 돼야 하고 그것이 시대정신"이라며 12월 대선의 중요한 이슈로 △정치개혁 △언론개혁 △복지와 양극화 해소 △남북 평화협력 발전 등을 꼽았다.

▲12월 대선=노 대통령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지역주의이며, 지역주의에 매달리면 민주세력은 백전백패"라면서 "지역주의를 과감히 버리고 정책경쟁을 해 나가는 것이 개혁이고, 또 그래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질과 덕목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라면서 "정치지도자는 원칙이 분명하고 투명하며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보따리 들고 돌아다니는 정치는 그만해야 하며 이게 쟁점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범여권 통합=노 대통령은 "나는 열린우리당에서 선택된 후보를 지지한다"며 "열린우리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고, 그 후보가 또 어디 누구하고 통합해 가지고 단일화하면 그 단일화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내가 갈 길"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어느 후보를 대통령이 지명해서 그쪽으로 힘을 몰아주는 일은 안 할 것"이라면서 "그것을 거역하는 어떤 사람도 현직 대통령이든 전직 대통령이든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의 불출마와 탈당선언 등에 대해 "회사가 부도나서 어렵다고 나가서 떠들고 다니고 사장을 흔들면 안 날 부도도 나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이고 자충수"라면서 "상황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배짱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범여권이라는 용어를 그냥 쓰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의도적 모욕"이라면서 "손학규 씨라도 범여권에 넣지 말고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

▲선거법 위헌 여부=노 대통령은 선거법의 중립 의무, 선거운동금지 조항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대통령의 정치활동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적인 자유권이고, 정당법상으로도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또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판단이이라고 해서 불복 못 하게 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끔찍하다'는 발언과 관련, "정책의 차이를 뚜렷하게 부각시키기 위한 상징적인 언어"라면서도 "한나라당에 연정을 제안했던 것은 전략적 실책, 실패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노 대통령은 "전임 사장이 발행한 어음을 후임 사장이 결제하는 것처럼 내가 가서 합의하면 후임 사장은 거부 못한다"며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거기에 맞춰서 (정상회담)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8·15 이전 정상회담 주장에 대해 "그 전까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한 것"이라며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지체된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8월 15일쯤이란 아주 합리적인 예측을 해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