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정기 인사가 임박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유통, 화학 등 주요 사업군 CEO들의 인사 폭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인 만큼 쇄신 폭을 넓힐지 아니면 쇄신 속에서도 안정을 추구할지 재계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이번 주 중으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2026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안을 논의한다. 사진은 최근 롯데월드타워 외벽 미디어파사드의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콘텐츠. 롯데물산 제공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번 주중으로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비롯한 각 계열사가 동시에 이사회를 열어 인사안을 확정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신동빈 회장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의 사장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계열사 CEO 가운데 36%를 교체하고 임원 규모도 13% 줄인 바 있다. 이 분위기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쇄신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은 화학과 유통을 근간으로 하는데 화학군은 지난해 CEO 인사를 했기 때문에 화학군 CEO들은 대거 유임될 가능성이 많다. 롯데는 지난해 인사에서 화학군 13명 CEO 가운데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 모두를 교체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유통군 인사가 최대 관심사다. 김상현 롯데유통군HQ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과 정 대표는 2022년 롯데그룹에서 처음 발탁된 외부 출신 CEO다. 롯데쇼핑 경쟁력 회복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10조2165억 원과 영업이익 3194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0% 감소한 수치다.

부동산 경기 둔화 영향이 지속된 롯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이어지는 상태다. 대규모 인사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힌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연임됐다.

신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유통 분야에서 롯데와 경쟁하는 신세계그룹, 식품 분야에서 롯데와 경쟁하는 CJ그룹은 평소보다 한 달 빠른 9∼10월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말 대표이사 대부분을 유임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