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 읽어주는 남자] 이민족 귀화 많았던 고려사에 난민문제 혜안 있다 /정광모

한국사, 한 걸음 더- 한국역사연구회 /푸른역사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28 18:58:55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한국사연구자 63인의 관심사
- 70편의 짧은 글들로 묶은 책
- 과거 국가조직·외교 살펴보면
- 오늘날 사회문제 해법 제시해

한국역사연구회 연구자 63인이 현재 고민하는 관심사를 70편의 짧은 글로 정리해 책으로 묶었다. 그래서 필자 생각이 완전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으나 새롭게 과거를 관찰하고 해석한 ‘열린 글’이기도 하다. 역사 글쓰기의 산뜻한 시도 덕분에 우리는 논문이나 역사서가 아닌 싱싱하고 유익한 한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책을 잡으면 역사란 과거 골동품이 아니라 현재에 살아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느 작가는 말했다. “과거는 죽지 않는다. 그것은 아직 지나가지도 않았다.” 과거란 현재를 끊임없이 밝혀주는 등불이라고나 할까.
역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연합예배에서 시리아와 예멘에서 탈출해 국내에 체류하는 난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증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고려에 온 송나라 사람 채인범과 유재의 성공한 고려 정착기를 읽으면 오늘 한국이 부딪친 난민과 이주노동자 문제에 관한 혜안을 얻을 수도 있다. 고려 시대에는 다양한 민족들의 왕래가 빈번했고, 고려에 인접한 발해, 거란, 여진의 수많은 사람이 고려로 들어왔다. 송나라에서 귀화한 관리는 선진문물을 전파해 정부가 파격적인 후대를 하기도 했다. 오늘 한국에서 외국인 이민자와 귀화인들이 어떤 지위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눈여겨볼 일이다. 우리는 그들을 나라와 사회에 도움 되는 보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국가 조직에 관한 글에서는 국가가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어느 부서에서 맡아야 하는가를 정하거나 사람을 우선해 누가 잘 처리할 수 있는가를 먼저 따지는 방법이다. 조선은 전자 방식을 택해 화포를 만들려면 병조가 주무부서가 되고 병조의 좌랑-정랑-참의-참판-판서로 이어지는 결재 라인을 따라 처리했다. 이와 달리 고려시대는 우선 처리할 사람을 먼저 지정한다. 사안이 가벼우면 책임자를 별감으로 임명하고 사안이 크면 담당자를 중심으로 임시기구를 설치하는데 도감이라 불렀다. 화포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국왕은 그 분야에 정통한 인물을 도감 책임자인 판사로 임명하고 화통도감을 설치했다. 유명한 최무선이 화통도감 책임자였는데 그전에는 어떤 직책도 맡은 적이 없었다. 화약 제조술을 익힌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신설조직의 책임자가 된 셈이다. 이건 오늘의 굳고 고집불통인 관료 조직 개혁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조선과 청의 관계를 다룬 연구자는 당시 양측에서 합의한 관원 외에는 국경이동이 엄격하게 금지되었다고 말한다. 조선에서는 국왕 명의의 외교 문서를 지닌 관원만이 국경을 넘어 북경에 갈 수 있었고, 공문 답서를 받으면 곧 북경을 떠나야 했다. 조선 관원이 의주에서 북경에 이르는 이동로도 성경(심양)→광녕→산해관→-북경의 규정된 도로만 이용 가능했다. 조선 관원은 북경에서도 정해진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홍대용, 박지원이 연행록에서 청 문물을 배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자고 역설했으나 이들은 조선의 공식 관원이 아닌 수행원에 불과했다. 조선 사신단의 정식 관원이자 조정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이른바 삼사신인 정사, 부사, 서장관은 청과 실제적 교류를 못한 것이다. 19세기를 전후한 건륭제 시대에 조선 삼사신과 청 관원의 교류가 시작되었으나 홍대용 등 사신 수행원들의 교류에 비하면 약 반세기 이상 늦은 시점이었다. 길 개방과 사람 교류는 문명개화에 필수다. 조선의 근대화가 늦어진 이유는 혹시 청과 관원 교류가 늦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고려의 외국인 정착과 조선과 고려의 나랏일 처리, 청나라와 교류 같은 과거의 광맥에서 금을 캐내 창조적으로 응용하는 건 우리 몫이다. 역사는 손댈 수 없는 화석이 아닐 것이며, 과거는 정말 지나가지 않고 색깔과 형태를 달리하며 변주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한국 사회가 부딪힌 문제와 연결해서 꼼꼼하게 들춰 읽어야 할 거리가 가득하다.

소설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사하구 ‘중소기업 지원시책 설명회’ 개최
  2. 2장보는 대통령 내외
  3. 3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490>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4. 4양산을 출마 굳힌 김두관 “홍준표·김태호, 누구든 나와라”
  5. 5문재인 대통령 ‘국민과 대화’ 2만건 의견에 모두 답변
  6. 6[도청도설] 올림픽 축구 애환
  7. 7제철세라믹, 부산대에 장학금 1억5000만 원
  8. 8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건강검진센터, ‘부산동부좋은이웃 지역아동센터’ 아동 대상 건강검진 실시
  9. 9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10. 10부산과학체험관 신규 전시물 오픈
  1. 1부산 현역 국회의원 불출마 5명 끝
  2. 2청와대, "곽상도 의원 주장은 허위 사실, 정치적 악용 말라"…법적 대응 시사
  3. 3文 대통령, "사법개혁 해달라"는 국민 요청에 대한 답변은?
  4. 4한국당 ‘이미지 전략가’ 허은아 영입…“이미지 개선을 통해 국민이 정치를 멀리하지 않도록 해야”
  5. 5최강욱 "피의자 통보 받은 적 없다"…검찰 "피의자 소환 통보만 3번"
  6. 6김정숙 여사와 함께 설 장보기 나선 文 대통령의 장바구니엔
  7. 7고신대병원, 인공지능 알고리즘 공동개발로 에코델타 의료, 질병 예측모델 구축 시작
  8. 8황교안 '영수회담서 경제·민생 논해야‘…”문재인 정권 경제 정책은 완패“
  9. 9신라대, 설맞아 지역 독거 어르신에게 떡국 전달
  10. 10부산경상대학교, 앱버튼 동계방학 현장실습 프로그램 수료식 가져
  1. 1금융·증시 동향
  2. 2주가지수- 2020년 1월 23일
  3. 3부산 해녀 고령화…10년새 158명 급감
  4. 4황산화·질소산화물 동시 저감 등 ‘해양 신기술’ 11개 인증
  5. 5바다의 모든 것 담은 학술지 나왔다
  6. 6해양교통공단, 설 안전대책본부 운영
  7. 7선원고용센터, 올해도 국적선원 양성 사업
  8. 8
  9. 9
  10. 10
  1. 130대 음주운전자 벤츠 차량 교통신호기 들이받아
  2. 2택시가 길 건너던 70대 보행자 치어
  3. 3설 연휴 앞두고 부산서 차량 9대 빗길 연쇄 추돌
  4. 4성전환 부사관 변희수 하사 "최전방에서 나라 지키고 싶다"
  5. 5중국 '우한 폐렴' 사망자 17명 급증…'마스크 의무 착용' 등 대책 마련
  6. 6고양이가 인덕션 버튼 눌러 또 화재…"간식 먹으려다가 누른 듯"
  7. 7부산 우한 폐렴 능동감시자 3명 ‘1대1 모니터링’
  8. 8'청와대 수사' 차장검사 3명 전원 지청장 발령
  9. 9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폐렴 비상사태 선포’ 여부 23일 결정
  10. 10 우한 폐렴 사망자 17명 우한시 긴급 봉쇄
  1. 1발렌시아, 코파 델 레이 32강 라인업 공개…이강인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2. 2‘김대원·이동경 골’ 대한민국, 9회 연속 올림픽 진출
  3. 3토트넘, 노리치전 선발 라인업 공개…손흥민 선발 출전
  4. 4'델레 알리' 선제골, 토트넘 노리치에 전반 1-0 리드
  5. 5IOC, 중국 우한에서 개최 예정이던 올림픽 복싱 예선 취소
  6. 6머리 쓴 손흥민, 46일 침묵 깨고 새해 첫 득점포
  7. 7MLB닷컴, 탬파베이 주전 1루수에 최지만 전망
  8. 8‘우한 폐렴’ 여파 올림픽 복싱 아시아 지역예선 취소
  9. 9도쿄행 티켓 쥔 김학범호, 사우디 잡고 우승 노린다
  10. 10MLB 스프링캠프·마이너경기 로봇심판 테스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 청소년 남극 체험 선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