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처음으로 공습을 가하자 IS가 인질로 잡고 있는 영국인 저널리스트의 입을 빌려 미국을 비난했다.

영국 프리랜서 기자 존 캔틀리는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을 통해 과거 베트남 전쟁이 미국 행정부에 타격을 줬던 것처럼 시리아 분쟁에 발을 들이는 것은 버락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캔틀리는 "서방 국가들이 과거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라크·시리아 지역에서의 전면전을 향해 급히 내달리고 있다"며 "베트남 전쟁 이후로 이처럼 진행과정이 엉망진창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격퇴할 최소한의 의사도 없다"는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리 출신 마이클 셰우어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셰우어는 CIA 오사마 빈 라덴 추적팀 책임자를 지냈다.

'내 말을 들어달라'(Lend Me Your Ears)는 제목의 이 5분55초짜리 영상은 시리아 공습이 시작된 이후 공개됐다.

영상 속 캔틀리는 오렌지색 수감복을 입은 채 책상 앞에 앉아 앵커처럼 손을 맞잡은 채로 차분하게 원고를 읽었다.

IS는 앞서 18일 자신들에 대한 진실이 서방언론에 조작됐다며 IS의 진실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캔틀리를 통해 내보내겠다는 예고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NYT는 이처럼 서방 국가 인질을 내세운 영상을 이용해 IS가 미국의 여론을 흔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캔틀리는 AFP통신, 선데이타임스, 선데이텔레그래프 등에서 일한 프리랜서 기자로 지난 2012년 11월 시리아로 들어갔다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함께 IS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