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전연구원 이언오 원장이 31일 오후 열린 퇴임식에서 재임 4년간의 소회와 함께 부산의 발전과 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신해양 경제 등 6대 과제 제시
- "'나다움'을 발전 원동력 삼아야"

부산발전연구원 이언오 원장이 퇴임하는 그 날까지 부산 발전 전략과 과제를 육성으로 토로했다. 이 원장은 31일 오후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부발연 가족에게 감사하며'라는 제목으로 부산의 비전과 발전 전략 등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발표했다. 퇴임사 등 기존 판에 박힌 퇴임식의 틀을 깬 것이다.

이 원장은 "부산만이 가지는 부산 정신을 세우고, 이에 따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은 중국 영역과 생활, 안전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되, 생각은 크게 하고 행동은 가볍고 빨리하자"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세월호 참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갖자고 제안했다. 세월호 화물을 돈에, 평형수를 가치에, 선사를 조직에, 정부기관을 연결망에 비유했다. 그는 "낙후된 조직을 재건하려고 돈을 밝히다 가치를 무시해 위기에 빠졌고, 여기에 연결망마저 부실해 결국 가라앉고 말았다"며 "돈과 가치, 조직과 연결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안전한 사회가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산이 발전하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신해양 경제 추구 ▷해양과 녹색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찾기 ▷도시재생을 통한 창조도시 건설 ▷소프트한 인프라 구축 ▷해양 기반 녹색공간 창출 등 6대 과제를 제시했다.

퇴임사 마지막에서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종주한 경성대 4학년 정태성 씨가 보낸 현지 동영상을 보여주며 하고 싶은 말을 마무리했다. 정 씨는 이 동영상에서 '나다움'의 가치를 찾아 부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퇴임식에서는 이 원장과 함께 부산 발전을 고민한 젊은 창업자와 사회적 기업, 도시농업 활동가, 예술가 등이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젊은 미술가들로 구성된 아코아(ACOA)는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무료로 그렸고, 도시농업 활동가는 사무실에서 키울 수 있는 키 작은 식물을 선물로 내놓았다. 장애인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인 '홀씨나라'는 음료와 팥빙수를 제공했다.

이 원장은 2010년 7월 6일 취임해 4년여 동안 부산발전연구원장을 맡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과 청년 일자리, 사회적 기업 육성에 힘을 쏟아 적잖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