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골은 우리 전통 음식이다. 조선시대 포졸들은 솜털(氈)로 만든 삿갓(笠) 덮개(套)를 썼다. 전립투(氈笠套)라는 벙거지 모자다. 철로 그렇게 두들겨 만들어 엎어 놓으면 가장자리에 고기를 굽고 육즙이 고인 가운데에 야채 국물을 끓여 먹기 좋다.

전골의 한자는 지져 먹는 그릇인 전골(煎骨)보다 전립투 모양 그릇인 전골(氈骨)이 맞을 듯싶다.

냄비는 일본말 나베(なべ)에서 왔다. 일본식 전골요리인 나베모노(鍋物)는 나베에 끓여 먹는 음식이다. 고기 어물 채소 등을 끓는 물에 살짝살짝, 찰랑찰랑 익히는 모습이거나 소리인 샤부샤부는 나베모노에 속한다. 칭기즈칸 병사들은 머리에 쓰던 투구에 고기 등을 끓여 먹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칭기즈칸이란 이름의 음식은 몽골에 없다. 일본에 있다. 육고기를 안 먹던 일본인들이 고기를 주로 먹는 유목민의 대명사로 칭기즈칸을 꼽으며 고기를 끓여 먹을 때 칭기즈칸이라 불렀다. 스키야키(すきやき)는 쟁기(鋤)형 그릇에 고기, 야채 등을 얹어 잘박하게 구운(燒) 음식이다.

중국식 전골인 훠궈(火鍋, hot pot)는 뜨거운 냄비에 샤부샤부 데쳐 먹는 요리다. 서양식 전골인 스튜(stew)는 큰 냄비에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국물 음식이다. 헝가리 전통 수프인 굴라쉬(goulash)는 얼큰하게 끓인 육개장 맛의 스튜다.

외국의 전골인 나베 훠궈 스튜 등의 국물 음식이 맛있더라도 돼지고기 넣고 끓인 김치찌개나 두부 넣고 끓인 된장찌개의 맛을 능가할까?

지구인은 각자 자기네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할테니 아무래도 우주인이 와서 평가를 해야 공정한 결론이 나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