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왼쪽), 김재연 의원

- 통진 의원 과반 찬성하면
- 이·김 무소속 의정 활동

- 새누리·민주 의석 277석
-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 '자격없음'에 투표 가능성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징계 최종심)가 29일 밤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함에 따라, 이들의 최종 제명 여부는 중립 성향의 동료 비례대표인 정진후 김제남 의원의 손에 달렸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인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김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자격심사에 대해 전격 합의하면서 통합진보당과 국회의 '투 트랙 퇴출'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출당'되면 무소속으로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는 이날 밤 당 최고의결기구의 결정인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총사퇴'를 거부한 이석기 김재연 의원과 조윤숙 황선 후보자(구당권파)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국회의원 신분인 이·김 의원에 대해서는 정당법에 따라 소속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 최종 제명(출당)한다. 하지만 이 결정이 이뤄져도 이·김 의원은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은 가능하다.

원내 13석인 통합진보당의 총 의석수의 과반은 7석인데 제명 찬성 의원(노회찬 심상정 등)은 5명이다. 중립지대의 정진후 김제남 의원은 '당론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제명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이·김 의원 등은 이날 당기위 결정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당기위 소명을 거부하는 한편, 당기위원들에 대한 기피신청을 내는 등 저항했다. 하지만 우인회 중앙당기위원장은 "소명기회를 두 번 줬고 당기위원 간에 많은 토론을 했다. 1심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국회 퇴출'도 본격화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한 이석기 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인씩 공동으로 발의해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 30명 이상이 서명해 국회의장에게 자격심사를 청구하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하면 '자격 없음' 결정이 이뤄진다. '자격 없음'은 국회의원 제명과 같은 효력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석을 합치면 277석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당사자들의 법적 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

법률과 같은 효력인 헌법재판소 결정문도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당의 결정도 "경선에 부정이 있었다"고 확인한 바 있어 자격심사는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비례대표 출신인 김재연 의원은 "저에게는 부정 선거라는 확인이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당 비례대표 명부 전체가 신뢰성을 잃은 만큼 '자격 없음' 결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선거법에 정통한 한 교수는 "당의 비례 후보자나 당 지도부가 경선 무효소송을 걸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당직 선거 중단 사태와 관련, 투표 시작 전날인 지난 24일 온라인 투표 서버가 무단 열람된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사실로 확인되면 당 외부나 당 쇄신을 방해하는 세력의 선거방해 사건으로 비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