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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6> 각계의 제언

  • 박혜원 기자 phw000713@kookje.co.kr
  •  |   입력 : 2026-10-18 19:02:20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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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용배 단국대 교수, 윤석준 KBO 총재 어드바이저, 강철호 동구청장, 장준용 동래구청장,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시민과 전문가 모두 ‘야구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사직야구장을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데 공감한다. 하지만 그 해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사직야구장 재건축론’과 ‘북항 돔 아레나 건립’의 장단점이 뚜렷하고, 지역 상권과 정치 문제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입지와 건립 방식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운영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도 필요하다. 이에 각 분야 전문가와 두 지역 기초단체장으로부터 ‘새 야구장’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전용배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 투트랙은 재정상 현실성 부족
- 새 구장에 담아낼 정체성 고민

전용배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 돔구장 건립을 향후 부산의 스포츠 산업과 도시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선택이라고 봤다. 전 교수는 “사직이 부산 야구의 역사와 현재를 지탱하는 공간이라면, 북항은 부산 야구의 미래와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중요한 것은 경기장 건설 자체가 아니라 부산의 미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항 돔구장의 장기적 사업성과 재원 조달 구조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연과 관광객 증가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실제 운영 수익과 적자 부담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기대 효과와 실제 수익은 엄연히 다르다”며 “어떤 재원과 운영 구조로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인지 증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 돔구장 건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방향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두 경기장의 운영 수익을 보장하기 어려운 데다 장기적으로 지방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새 야구장에 바다와 항만, 영화와 관광, 독특한 야구 응원 문화를 결합해 부산만의 차별화된 ‘도시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교수는 “경기장은 한 번 짓지만 운영은 수십 년간 계속된다”며 “부산에 필요한 것은 더 큰 야구장이 아니라 더 큰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낼 야구장”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준 KBO 총재 어드바이저

- 사직·북항 재정·활용도 큰 차이
- 관리·개보수 재원 미리 준비를

창원NC파크 건립에 참여한 KBO 총재 윤석준 어드바이저는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 돔구장 신축이 건설비와 부지 활용, 시설 규모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직은 기존 상권과 지역적 상징성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재건축할 수 있지만 부지 면적의 한계로 시설 확충에 제약이 있고, 북항은 5만 석 이상 규모의 돔구장을 조성해 국제 대회와 대규모 공연 등을 열 수 있으나 사업비와 건설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돔구장의 다목적 활용을 위한 설계 조건과 잔디 관리 문제도 짚었다. 프로야구 시즌 중에는 공연을 여는 것이 제한적이기에 시설을 유연하게 설계해야 하며, 개폐식 지붕을 설치하더라도 일조량과 통풍 부족으로 천연 잔디 생육이 어렵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 인조 잔디를 심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새로 야구장을 짓더라도 수십 년이 지나면 노후화가 불가피하기에 장기적인 시설 관리와 개보수 재원 확보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윤 어드바이저는 “구단으로부터 받은 야구장 사용료를 일반 재정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5년, 10년 단위로 구장 개보수 비용으로 적립해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특히 윤 어드바이저는 야구장 건립 과정에 전문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과 지역 정치권에 휘둘리면 건립 과정에서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부산의 새 야구장은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먼저 세우고, 전문가가 기획·설계·건립까지 전 과정을 일관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부산시가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철호 동구청장

- 북항돔, 원도심 활성화 큰 역할
- 대중교통 중심 접근성이 강점

지난 7월 취임 후 ‘북항 돔 아레나’ 건립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강철호 동구청장은 북항에 대형 돔 아레나를 짓는다면 부산 전체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원도심에 대형 문화·스포츠 시설이 들어서면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50만여 명의 방문객을 모은 ‘부캉이’의 사례를 통해 지역의 콘텐츠로도 북항에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5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부족한 만큼 전국에서 찾는 스포츠·문화시설이 될 것이며, 이는 부산 전체에 도움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북항 돔 아레나의 강점으로는 ‘접근성’을 들었다. 부산역과 인접해 다른 지역 야구팬과 공연 관람객이 방문하기 편리하고, 크루즈 관광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북항에 트램 등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면 방문객의 이동 편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항 돔 아레나의 참고 사례로 도쿄돔의 접근성과 연중 활용 방식을 들었다. 강 청장은 “도쿄돔은 주차 공간이 400대 정도라고 들었다. 처음부터 전철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보행통로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대중교통 중심의 접근 체계를 갖추면 차량 집중에 따른 혼잡과 안전 문제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준용 동래구청장

- 국비 확보 사직 예정대로 추진
- 북항엔 미래 관광 콘텐츠 제안

장준용 동래구청장은 정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국비 299억 원을 확보한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항 돔 아레나는 막대한 건립비와 유지관리 부담이 예상되지만 사직은 기존 인프라와 부산시 소유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금전적 부담이 덜하기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장 구청장은 “사직야구장은 동래구의 역사이자 부산의 자존심”이라며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오랜 기간 부산 야구팬들의 열정과 추억이 쌓인 공간이기에 사직야구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역사와 전통을 강조했다.

특히 북항에 새 야구장이 들어선다면 사직야구장 일대 상권이 위축되고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70회 이상 열리는 홈경기에 관중이 몰리면서 사직동 일대는 물론 인근 명륜동과 연산동까지 방문객들로 활기를 띤다. 사직야구장의 상권을 연제구와 동래구 전체로 봐야 한다”며 “40여 년에 걸쳐 형성된 상권과 주변 인프라를 다른 곳에 다시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신 북항에는 부산의 미래 100년을 내다본 관광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복합 정원 관광시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예로 들며,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서로 다른 콘텐츠를 연계한다면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두 사업 상생할 기능분담 과제
- 시민 참여 민관협력 형태 준비

도한영 부산 경실련 사무처장은 사직야구장과 북항 돔 아레나가 ‘야구’를 중심에 놓았지만 차이점이 분명한 시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두 시설이 갖는 위상과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사무처장은 “사직야구장은 부산 시민의 열정과 도시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인 반면, 북항 돔 아레나는 ‘해양 수도 부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업은 엄연히 성격이 다른 것으로, 사직야구장은 종합운동장이라는 틀에서 접근해 생활체육과 프로 스포츠, 여가 공원 등 공간의 효율적 이용과 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돔 아레나는 북항의 강점을 살린 문화복합공간으로 지역 관광·문화·상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렇기에 시가 추진하는 두 사업이 서로 잠식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명확한 기능 분담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원 마련과 콘텐츠 개발 등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민관 협력구조형태로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한 시기다. 부산의 미래를 보고 부산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면서 “시민이 참여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공간으로 조성된다면 훨씬 더 의미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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