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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 목사 아내 변신…“고난 흥미롭게 다뤄 감독께 먼저 연락했죠”

영화 ‘기도하는 남자’서 섬세한 심리묘사 일품, 박혁권과 부부연기 눈길

  •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   입력 : 2020-02-19 18:43:0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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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으로 시작해 올해로 데뷔 24년 차가 된 류현경은 장르 구분 없이 안정된 연기를 하는 배우다. 영화 ‘방자전’ ‘시라노: 연예조작단’ ‘전국노래자랑’ ‘오피스’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 ‘닥터 탐정’ 등에서 멜로 액션 코미디 스릴러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런 류현경이 영화 ‘기도하는 남자’(개봉 20일)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목사의 아내로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나리오에서 고난을 흥미롭게 다루는 것을 보고, 감독님에게 내가 먼저 출연 요청을 했다”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영화 ‘기도하는 남자’에서 개척교회 목사의 아내 역을 맡은 류현경. ㈜랠리버튼 제공
‘기도하는 남자’는 신도가 몇 명 되지 않아 경제난을 겪고 있는 개척교회 목사 태욱(박혁권)과 아내 정인(류현경)이 장모님(남기애)의 수술비 때문에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내용에서 보듯 태욱과 함께 시련에 빠지는 정인의 심리묘사가 중요했다. 류현경이 연기한 정인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동창생과 호텔방에 들어가는 일탈의 장면에서 내면 연기가 일품이다. 온몸으로 세세한 공포와 떨림을 연기한 호텔방 장면에 대해 묻자 “여자로서 너무 부끄러운 행위라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는 류현경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치지만 아픔을 드러내기보다 더욱 절제하려 노력했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아픔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고 연기 소감을 털어놨다.

내면의 연기를 강조하는 그녀가 극 중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박혁권과의 통화 장면이다. 그는 “돈을 구하기 위해 서로가 고난을 겪은 이후 전화로 통화하는 장면이었다. 부부의 애틋함과 동지애 등 여러 감정과 갈등이 표정에 담겼다. 마치 태욱과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 열두 살 나이 차이가 나고 다른 작품에서 한 번도 연기를 같이 해 본 적이 없었지만 박혁권 류현경의 허물없는 부부 연기는 이렇듯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 수 있었다.

류현경은 부산과 특히 인연이 깊다. 영화 ‘오피스’ 등으로 다섯 번이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으며, 개인적으로도 자주 부산에 왔다. 그녀는 “마산이 고향인데 어머니가 부산 사람이라 방학이면 외할머니가 계신 부산에 늘 갔었다. 그래서 부산이 제2의 고향같다. 광안리 분식집의 떡볶이를 지금도 좋아한다”고 부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어떤 작품에서든 사람 냄새가 나는 역을 하고 싶다. 내 나이에 맞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을 그리고 싶다”는 류현경은 차기작에 대해 “‘82년생 김지영’이 아니라 ‘83년생 류현경’의 연기를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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