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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제맥주 흥행 이을 부산 막걸리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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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 9월 본지 편집국 냉장고엔 막걸리 냄새가 진동했다. ‘부산의 전통주 양조장’ 시리즈를 연재하며 거의 매주 새로운 회사의 막걸리를 가져와 보관했다. 전통주가 곧 막걸리는 아니지만, 취재했던 6개 양조장은 모두 막걸리를 주종으로 생산하며 회사에 따라 청주를 함께 만들었다.

애주가 동료들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막걸리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의 식당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걸리 브랜드는 두어 종뿐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리즈는 그 두어 종을 제외하고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대상으로 했다. 애주가들조차 잘 모를 수밖에 없었다. 울산과 양산에 양조장을 둔 회사를 제외하고도 부산에 전통주 양조장이 6개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는 이가 많았다.

판로가 없거나 시원찮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맛이나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막걸리들이 보였다. 부산의 관광 상품과 연계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4회에 소개한 가마뫼 양조장의 ‘이바구 막걸리’는 보통 막걸리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오양주다. 주민들이 ‘좌천동굴 막걸리’ 복원을 목표로 무보수로 막걸리를 만든다. 생계가 바쁜 주민이 양조장을 내내 지킬 수 없어 고정 판로가 식당 한두 군데밖에 없다. 6회에 소개한 부산산성양조는 무려 91년 된 양조장이다. ‘기찰탁주’라는 이름이 더욱더 익숙하다. 40대 초반 대표가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았다. 부산에서 드문 오래된 양조장인데 농협 마트가 아니면 술 사기가 어렵다.

동구에는 초량이바구길, 168계단 모노레일 등 도심에서 사라진 옛 정취를 느끼러 오는 관광객이 많다. 동구 산복도로를 찾은 관광객이 이바구 막걸리까지 맛보고 간다면 눈과 입이 함께 즐거운 풍성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창립 100년을 향해 달려가는 기찰탁주 또한 좋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기찰탁주의 역사를 들려주며 막걸리 만들기 수업을 진행한다면 범어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흥미로워하지 않을까.

부산의 막걸리는 흥행 온도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끓는점에 도달하기까지 내부 역량만으론 부족할 듯싶다. 지자체나 민간 기획자가 부산 막걸리와 기존 관광상품을 잇는 가교를 만들어 준다면 부산 막걸리도 부산 수제맥주처럼 조만간 ‘큰일’을 낼지도 모른다.

생활레저부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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