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서
- “다양한 소리와 표현 연구하며
- 그가 추구한 음악 전달하고파”
“베토벤 소나타는 완벽한 건축물 같아요. 대단히 견고하고 기반이 튼튼하죠. 악보에 생명을 불어넣어 음악을 만드는 게 연주자인 저의 역할인 만큼 다양한 소리와 표현을 연구하고 있어요. 작곡가의 정교하고 섬세한 의도를 단순하지 않게 표현하는 방법이요. 베토벤이 추구했던 음악을 가장 안정적으로 관객에게 전하는 것이 제 연주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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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8일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박정희. 아트뱅크코레아 제공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 대장정의 절반에 당도한 피아니스트 박정희가 소감을 밝혔다. 2017년 6월 첫 공연으로 여정을 시작한 그는 오는 28일 오후 7시30분 부산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네 번째 연주를 선보인다. 신진 작곡가로 출발한 청년 베토벤의 의욕이 돋보이는 초기 소나타와 낭만 시대로 접어들며 표현이 깊고 풍부해지는 중기 소나타를 고루 펼쳐놓는다. 32개 소나타를 3~5개로 나눈 8회 시리즈는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인 2020년 끝을 맺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피아니스트에게 특별한 도전으로 꼽힌다. 서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베토벤의 일생이 소나타 전곡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로 남은 아르투르 슈나벨, 에밀 길렐스, 빌헬름 켐프 등이 전곡을 연주하거나 녹음했고, 국내에서는 백건우 백혜선 최희연 등 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했다. 긴 여정을 진행 중인 박정희가 탐구한 베토벤은 어떤 모습일까.
“베토벤이 젊을 때부터 평생 쓴 32개 소나타에는 그의 환희, 좌절, 역경, 극복이 모두 담겨있어요. 베토벤 관련 기록과 음악을 보면서, 당시의 베토벤을 생각하고 그의 삶을 느껴보려 하고 있어요. 그 위에 제 삶과 저의 이야기를 덧입혀 보죠. 연주는 그러한 고민과 생각을 소리로 만들고 다듬는 작업이고요. 모든 음악의 모양과 질감은 달라요. 제가 느낀 베토벤을 표현하고, 더 진정성 있는 음악을 찾는 과정이 즐거워요.”
명확한 해석과 음악적 균형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박정희는 2013년부터 동아대 피아노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의와 레슨으로 바쁜 와중에도 리사이틀은 물론 실내악, 듀오 등 무대를 쉬지 않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연주자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가 느끼는 최고의 순간은 관객의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 돌아올 때다.
그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음악을 전하고 싶다. 관객이 음악을 편하게 느꼈으면 좋겠다”며 “무대 위에서 연주를 마친 후 관객이 보내는 박수와 인사가 큰 힘이 된다. 언젠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관객이 포스터에 인상적인 후기를 남기고 가셨다. 온라인 공간이나 수필집에서 응원을 발견하기도 했다. 노력한 것에 대한 특별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가장 큰 보상이다”고 전했다.
올해 공연은 ‘고별’ 소나타를 포함한 이번 무대에 이어 오는 6월과 가을에 두 차례 더 열 계획이다. “베토벤은 늘 동경했지만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작곡가였어요. 특별한 기회에 탐구할 수 있어 소중할 따름이에요. 훗날 나이가 들어 다시 한번 베토벤을 돌아볼 수 있길 바라는 데 그 때가 되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기대가 됩니다.” 전석 3만 원. (051)442-1941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