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기서 ‘양심적’은 무엇을 뜻할까?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 여부 선고. 연합뉴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양심’을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으로 정의한다.

1991년 4월 1일 선고된 헌법재판소 89헌마 160판례에 따르면 법원이 정의하는 ‘양심’은 사전적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헌재는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하여 양심의 자유를 기본권의 하나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의 양심이란 세계관·인생관·주의·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윤리적 판단도 포함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영어 ‘conscientious objector’를 번역한 용어다. 일본이나 중국도 ‘양심적 병역거부’로 번역하고 있다.

일상용어로 쓰는 ‘양심’과 법원에서 쓰는 ‘양심’의 의미 차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 대신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용어를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의견은 힘을 얻지 못했고, 현재 법원 등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통칭하고 있다.

한편 헌재는 28일 현역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3일이 지나도 불응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병역법 88조 1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다만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같은 법 5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박소연 인턴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