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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람직한 치매 국가책임제의 방향 /박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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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8-13 19:43:53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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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분에 1명꼴로 치매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72만4000명. 65세 노인인구 기준 10.18%를 차지한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201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27.9%(184만6857명)로 추산된다. 이들 중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의 국가 책임을 강조하며 ‘국가와 사회가 같이 나누겠다’라고 밝혔다. 치매의 국가 책임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치매 현황 파악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의 포럼과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정부에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맞춰 지난달 보건복지부 추가 경정보도 자료를 통해 치매 국가책임제를 이행하기 위해 현재 47개소에 불과한 치매지원센터를 확대(신규 205개소 설치해 총 252개소 운영)해 오는 12월부터 운영할 예정이고, 공립요양병원 45개소 기능을 보강한다고 발표했다.

치매환자 돌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는 점에서 치매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조한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치매극복을 위한 탄탄한 국가 및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신속성에만 초점을 둔 무리한 준비보다 꼼꼼하고 흔들리지 않게 빈틈 없이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치매관련 각종 학회·단체 등이 치매국가책임제 준비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인 만큼 면밀히 살피고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진행됐으면 한다.

우선, 지금은 다소 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치매안심센터도 올해 연말부터 설치를 끝내고 운영한다고 한다. 이는 시간적으로, 절차상으로도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치매안심센터 확충을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의 경제 부담 완화와 경증 환자 등 관리 대상 확충 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매뉴얼 없이 설치·운영하는 것이 사회 전 구성원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치매와 관련된 정부 부처가 10개가 넘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항이 많아서 정확한 규정이나 매뉴얼이 없으면 관련 기관이 흔들리고, 이는 결국 서비스 수요자의 불편과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치매안심센터의 설치·운영 전에 반드시 관련 제도, 부처, 기관 모두에 관한 계획 수립과 정리가 꼭 필요하다.

‘국가책임’의 범위에 관해서도 정확한 설정이 필요하다. 치매는 환자와 가족이 가장 근접한 곳에서 치료·돌봄 및 예방이 필요한 질환이므로 지방자치단체·정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므로 전반적인 책임과 관리는 중앙정부에서 하되,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 및 실행 등은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 주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 간 명확한 역할 구분과 함께 협력 및 조화가 꼭 필요하다.

치매 관련 종사자 인력 수급에 관한 대책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전문인력에 관한 수급 관리도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 또, 보건소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치매안심센터가 지역사회 내 여러 보건·의료 및 복지기관의 전달체계 및 역할 정립과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시간도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공공서비스와 민간 서비스, 민·관·학의 중복적인 서비스 등으로 오히려 서로의 업무를 침해한다는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 수 있다.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 이 말은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말의 달콤함이 일시적인 달콤함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잠깐 먹는 달콤한 사탕이나 간식보다는 건강한 삶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영양이 꽉 찬 건강식이 필요하다. 치매환자와 그 가족 및 종사자에게 꼭 필요한 치매 건강식을 위한 알차고 영양 가득한 재료가 이번 기회에 마련되길 바란다.

부산시광역치매센터장·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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